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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수행 김유미 씨

기자명 법보신문

부산홍법사어린이법회 인연
‘반야심경’사경1000일 정진
가족 함께하는 긍정적 변화

▲ 선심화·43
부산 홍법사와 인연은 2009년, 큰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그러나 사찰터이기 전 농원으로 있을 때부터 이곳이 너무 좋았다. 가끔 들러 산책을 즐기던 장소이기도 했다.

그래서 홍법사에 어린이법회가 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매주 일요일마다 어린이법회에 결석 없이 6년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이들 문화관(플루트와 어린이 사물) 수업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 역시 기본적인 예법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불교대학에 입학해 공부하고 졸업했다. 선생님 가르침에 따라 마음 맞는 소띠 친구들과 21일 동안 기도를 시작했다. 기도 내용을 네이버 밴드에 올리고 도반들이 올리는 기도글에 댓글도 달고, 글이 올라오지 않는 도반이 궁금하기도 하면서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했다.

21일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선생님께서 ‘우리 100일 동안 한 번 해보자’고 하셨다. 100일 기도는 1000일 기도로 이어졌다. 100일을 10번 해보자는 약속으로 벌써 8차 기도 중이다. 매일 108배하고 사경하는 일정을 100일씩 입재하고 회향하는 방식이었다. 도반들과 서로 의지하면서 열심히 정진했다.

엄마가 달라지자 아이들도 궁금해 했다. 두 아들과 같이 100일 기도를 해본 적도 있다. 아이들은 ‘반야심경’을 독경하고 나는 사경했다. 기도를 시작하니 남편도 ‘사경 한 번 해볼까?’라고 물으며 관심을 갖기도 했다. 가족이 달라졌다. 아이들은 ‘오늘은 나도 한 번 사경 해 볼래. 엄마, 오늘도 하는 거야? 언제까지 하는 거야? 대단해’라며 격려를 하기도 했다.

어느덧 아이들에게 본보기 아닌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마부터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기도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빠지지 않는 기도가 다른 도반들에게 힘이 된다면 끝까지 빠지지 않고 하려고 한다. 벌써 10권 정도 사경책을 가지고 있다. 사경하면 태운다고 하지만 나는 서랍 속에 차곡차곡 잘 간직하고 있다.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함께 보내려고 한다. 처음부터 마음먹었던 일이다. 정성들여 한 자 한 자 적은 글귀에 엄마가 저승 갔을 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도를 시작하며 달라진 점은 많다. 차량 안에서 불교방송 라디오 청취를 비롯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먼저 다가가 도와주고, 화가 나려는 순간 ‘이러면 안되지’하며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만약 기도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비록 정성들여 하는 기도는 아니지만 기도를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 다르다고 느낀다. 좋은 생각은 물론 좋은 도량을, 좋은 도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크나큰 행복이라 여긴다. 기도의 힘인지 좋은 일들이 생기고 좋은 인연들을 알게 됐다.

공덕은 헛되지 않다는 것이 비록 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부처님 가피구나’라고 느끼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지금의 이 기도가 밑거름이 되어 언젠가는 나도 신심 가득한 불자이고 싶다. 아침 출근길에 홍법사를 지나쳐간다. 가면서 아미타불 뒷모습을 보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하고 오겠습니다’하고, 퇴근길에 아미타불을 바라보며 ‘오늘도 하루 잘 보내고 갑니다’라고 되뇌며 지나칠 때마다 마냥 기분이 좋다.

직장일로 엄마로 아내로 기도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쉽지는 않다. 그래도 기도를 할 수 있음에 앞으로도 기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며 이 글을 보며 누군가에게 초발심을 일으킨다면 더 좋겠다. 오늘 하루도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큰 행복이라 느낀다.

오늘도 108배 기도를 시작하려 한다. 나무아미타불.

[1310호 / 2015년 9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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