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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 선사, 2차 3.1운동 주도…독립자금 전달도

  • 교계
  • 입력 2015.09.21 14:55
  • 수정 2015.09.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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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숭총림·선양회, 9월20일 만공대선사 항일행적 조명

덕숭총림·선양회, 9월20일
만공대선사 조명 학술대회
수연 스님, 항일행적 증언
“독립유공자로 선정돼야”
발제자들, 한 목소리 주장

대선사로만 알려졌던 만공 스님이 과거 광무황제의 아들 의왕·만해 한용운 스님 등과 교류하며 제2의 3.1운동을 추진하고자 했으며 드러나지 않게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독립을 발원하는 천일기도를 이끄는 등 물질적·정신적으로 활발한 항일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정묵 스님)와 경허·만공선양회(이사장 옹산 스님)가 9월20일 수덕사 황하정루에서 일제강점기 만공 선사의 위상을 주제로 개최한 ‘제7회 만공대선사 학술대회’에서 발제자들은 “만공 선사는 분명한 독립운동가였으며 독립유공자로 선정되기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견성암 수연 스님은 과거 원담 스님으로부터 만공 스님이 만해 한용운 스님과 만나 봉투를 전달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내놔 주목받았다. 수연 스님은 1942년 8월 간월암 천일기도 당시 원담 스님과 함께 차를 시봉하는 소임을 맡았다.

스님은 증언문을 통해 당시 만공 스님을 시봉하던 원담 스님으로부터 “총독부 회의와 선학원 고승대회 등을 참석한 만공 스님이 한밤 중 삼청공원 내 은밀한 장소에서 만해 한용운 스님을 만났고 독립자금이 든 봉투를 전달하는 것을 분명히 봤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수연 스님은 “그러한 원담 스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미 만공 스님이 독립운동가라는데 동감한다”며 “당시 간월암 천일기도 역시 대외적으로는 평화 기원을 표방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독립을 기원하는 기도였다”고 밝혔다.

광무 황제의 친손자인 이석 황실문화재단 총재도 ‘만공 스님과 의왕의 항일독립투쟁’을 주제로 한 특별발제에서 “만공 스님이 아버지 의왕과 독립의지로 의기투합한 동지였으며 이런 배경 속에서 당시 국보급이었던 공민왕의 거문고가 수덕사로 전해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공민왕의 거문고가 최근까지도 깊은 산속 정혜사 다락에 숨겨져야 했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이들이 계획했던 제2의 3.1운동이 미수에 그치면서 거센 탄압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이 거문고야 말로 만공 스님과 의왕의 항일애국 정신을 대변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만공 선사의 선지와 가풍’을 주제로 발제한 이은윤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은 “만공선사의 항일독립투쟁 행적은 분명한 형적(形迹)”이라며 “일제에 대항해 우리 민족문화의 우뚝한 봉우리인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학원 설립을 주도한 만공선사의 고차원적인 항일독립운동을 이제는 조명하고 그 공적을 선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옥이나 암살 등 무장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독립유공자 선정 제도에 대해 정부의 보다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발제에 나선 김광식 교수도 독립유공자 제도가 직접적인 항쟁만을 독립운동으로 인식, 포상한 것을 비판하고 간접적인 저항·대항의 활동도 독립운동의 범주에 넣어야 함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만공 선사가 1937년 총독부에서 일갈한 ‘선기발로(禪機發露)’ 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건은 스님의 정신이 표출된 정점이자 한국불교사 차원에서도 빛나는 사건으로 스님 정신사의 지향이 민족불교론이자 독립운동의 이념임을 드러낸다”고 꼽았다. 김 교수는 또 만해 스님과 체결한 3.1운동에 대한 밀약, 선학원 창건은 이 같은 정신의 출발이며 1935년 수좌대회를 통한 조선불교 선종의 창종으로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옹산 스님은 “광복 70주년을 기해 만공 대선사의 숨겨졌던 항일 행적을 재조명하고자 오늘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만공 선사는 민족의 정신을 깨우고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했던 정신적인 지도자로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조명돼야 할 것”이라고강조했다.

수덕사=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12호 / 2015년 9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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