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유명 가수들의 중국 공연을 돌연 잇따라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들이 달라이라마를 지지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영국 비비씨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9월8일 “중국이 9월12일에 예정됐던 팝스타 마룬5의 상하이 콘서트를 취소한 데 이어 유명 미국 록 밴드 본 조비의 공연을 불허했다”고 보도했다. 본 조비는 9월22일 진행될 서울 공연에 앞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본 조비는 올해 중국 공연이 결정되자 “첫 베이징 공연에 마음이 설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중국인들의 애창곡 인‘달이 내 마음을 대표한다(月亮代表我的心)’를 연습하는 등 공연에 의욕을 보여왔다.
공연 기획자들은 “중국 당국이 최근 본 조비의 2010년 대만 공연 당시 찍은 비디오에서 무대 배경으로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사진이 사용된 것을 발견한 것과 관련있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중국은 달라이라마를 ‘하나의 중국을 해치는 분열주의자’라고 규정하고 그를 지지하는 외국의 유명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왔다.
이에 앞서 9월12일로 예정됐던 미국 록밴드 마룬5의 상하이 콘서트도 공연을 몇 주 앞두고 갑자기 취소된 바 있다. 마룬5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달라이라마 80세 생일파티에 참석했었다. 한 멤버는 트위터를 통해 달라이라마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외 음악가와 배우들이 달라이라마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공연하지 못하거나 방문이 거절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이슬란드 출신 가수 비요크도 2008년 상하이 공연 도중 ‘티베트! 티베트!’를 불러 중국에서 영구 공연금지됐다. 같은 해 상하이 공연에서 티베트 독립을 지지한 팝가수 밥 딜런도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미국 인기 밴드 린킨파크는 2011년 청년 미디어 대회에 참석해 달라이라마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후 중국에서 기피인물이 됐다.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 배우 리처드 기어, 샤론 스톤, 브래드 피트도 달라이라마 지지로 중국 입국이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11호 / 2015년 9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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