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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출가자들이 혼란 겪을 때[br]계 설해서 악행과 잘못 미연에 방지

중생을 제도해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이 한 가지 일이 있을 뿐 여타 다른 일은 없다. 그러므로 영산회상의 제자들인 1250인이 모두 한 시대의 영웅호걸 지사들인데 부처님께서 행하시는 것을 배워 각각 세간의 부모님과 처자의 은애를 버려버리고 부처님을 의지하면서 수행한 것이다.

요즘 승려가 된 사람들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왜 자신이 머리카락과
수염 깎았는지도 몰라

그리하여 은애의 실체를 깨달아 생사를 벗어나서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예를 들어 아난 존자의 경우, 부처님의 사촌동생이었는데 부처님을 따라서 출가하여 대중을 따르면서 고통을 감내하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부처님께서 출가한 제자들을 제도하시는 모습이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부처님께 출가한 제자들이 수행하는 법을 알지 못하였다. 그 때문에 부처님께서 사건에 따라 계를 시설하시어 악행을 금지시키고 잘못되는 것을 미리 방비하여 올바르게 수행을 하게 하시었다.

처음 출가한 사람을 사미라고 하는데 이들에게는 십계를 시설했고 나아가서 비구에게는 250계를 시설했다. 여성이 출가하면 비구니라고 하는데 오백대계를 시설했다. 나아가 국왕대신과 벼슬아치와 거사와 재가 출가인들에게 보살대계를 닦도록 하였다.

‘범망경’에서는 십중사십팔경계(十重四十八輕戒)를 설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불법문중의 가법(家法)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만약에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계를 받으면 바로 부처의 지위에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만약 승려가 되었는데 계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머리 도둑놈’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가사를 훔쳐서 여래를 팔아먹으면 불제자가 아니다. 이것이 승려가 법을 받드는 것인데 쉽지가 않다.
그런데 부처님 재세시에는 사람들의 수명이 100세였고 부처님도 100년의 수명을 누리셔야 했다. 생각컨대 말법시대 불제자들이 복이 없어서 부처님께서 80년간 이 세상에 머무셨다. 끝까지 누리지 않으신 20년의 복은 후세 자손들에게 주셨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대의 제자들이 네 가지로 공양을 올리면 모두가 우리 부처님의 백호광명 가운데서 일부분의 공덕이라도 수용할 수 있다. 시주가 올리는 한 톨의 쌀알이나 한 포기의 채소 같은 조그마한 시주물도 부처님께서 남겨주신 복전이다.

요즈음 불법문중에 들어와 승려가 된 사람이 부처님이 어떤 사람인지를 도대체 알지 못하고 있고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부모와 처자를 버리고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속가에 있지 않고 절집 안에 있으면서 농사도 짓지 않고 삼베도 짜지 않는다.

그리하여 옷과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자기가 유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주의 공양을 받으면서도 시주의 신심이 고혈로 된 것이어서 녹이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으니 장차 니리지옥에 떨어져 쟁기를 끌고 쇠구슬을 입에 물고 안장을 짊어진 채로 혹독한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여러분들 모두가 불쌍하게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시주물을 수용하면서도 계행을 대충 지키고 경전을 수지하고 염불하면서 본분을 지키고 있다고 여긴다면 자기 자신에겐 가하다고 하겠지만 승체(僧體)를 아예 모르는 것인데 어찌해보겠는가.

계행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몸과 마음을 방종하게 부리면서 속가 친척들의 반연에 끌려 출입하면서도 꺼리지 않고 혐오스러운 일을 피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법을 어기고 계를 범하고 있으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니 이런 일이 한두 종류가 아니다. 끝내 무엇 때문에 출가했는지를 알지 못하고 무엇 때문에 속세를 버렸는지를 모르고 무엇 때문에 머리와 수염을 깎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수행하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것일 뿐만이 아니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11호 / 2015년 9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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