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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받는 고통이 진짜가 아니라[br]가사 아래서 사람 몸 잃는 게 괴로움

그리하여 향 사루어 부처님께 예불하는 것과 삼보를 받들어 공경하는 마음이 완전히 끊어져서 잊어버린다. 따라서 일생을 헤매이고 취생몽사하면서 올바른 수행의 길을 전혀 알지 못하게 된다. 지견이 있는 이들은 반대로 이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여긴다. 이들이야말로 가장 불쌍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수계한 후에는 보름마다
부처님 전에서 계품 읽고
범한 것 대중에 참회하여
업장소멸 때 괴로움 벗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삼도 지옥의 고통은 고통이 아니니 가사 아래에서 사람의 몸을 잃어버리는 것이 그야말로 괴로움이니라”고 하였다. 종합해보건대 이들은 승(僧)이 어떤 것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사십이장경’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비구들은 매일 아침에 스스로 머리를 만져보아야 한다. 만약 제 스스로 머리를 만져보면 자기 자신이 무엇 때문에 수염과 머리가 없는지를 반성하게 될 것이다.”

불법에 출가하고도 법도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스승은 스승이 되지 못하고 제자도 제자가 되지 못하여 위아래의 질서가 끊어져서 새나 짐승과 같은 무리가 되어버리고 있다. 그리하여 단지 의식(衣食)이 급한 것만 알고 있으니 생사를 벗어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장차 다가올 삼도의 고통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간에서는 이러한 습속이 가풍이 되어 있어서 일상적인 일로 여긴다. 고향 마을을 떠나서 행각에 나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총림에 죽과 밥이 있는 것만 알고 멍해져있어서 불법에 선도(禪道)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그야말로 크게 불쌍하게 여겨야 될 사람들이다.

아아! 성인과 떨어진 세월이 오래되고 불법문중은 퇴락하고 피폐해져서 한꺼번에 이런 지경에 이르러 있어서 구제해 볼 수가 없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열 집이 있는 고을에는 반드시 충실하고 신실한 사람이 있다”고 하였다. 생각해보건대 곳곳에 있는 모든 산에 어찌 영령한 호걸지사가 없겠는가. 한 곳마다 한 두 사람만이라도 기꺼이 발심해서 흥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절로 이 상황을 전환시켜서 변화하게 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사찰에 머물고 있는 뜻있는 인재들에게 바라노니 머리를 돌려 생각해보고 반성할지어다. 마땅히 생사대사를 염두에 두어 지난날의 잘못된 점을 통렬하게 바꾸어 일념으로 도를 향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마음을 일으키는 첫 단계에서는 우선 선지식을 참방해서 물어야 한다. 더불어 사미십계를 받아야 한다. 만약 십계를 수지해서 범함이 없으면 나아가서 250계를 받는다. 하나하나의 계의 조목마다 자세하게 점검하고 더 나아가 ‘범망경’의 보살대계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베푸시면서 계정혜 삼학을 성불의 근본으로 삼으셨기 때문이다. 이른바 계를 의지해서 정이 생기고 정에 의지해서 혜가 생긴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세 가지 무루학(無漏學)이다. 모든 계상(戒相)은 계경(戒經)에 실려 있다. 청컨대 자기 스스로 검열해보기 바란다. 자세하게 나열할 필요는 없고, 수계한 이후에는 독살이나 대중생활을 막론하고 보름마다 반드시 부처님 전에서 계품을 큰소리로 읽어야 한다. 범한 것이 있으면 대중들에게 참회해야 한다. 잘못을 고치면 저절로 새로워져서 몸과 마음이 맑아진다. 업장을 청소해서 닦아내는 것이 바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요점이다.

계를 수지할 수 있으면 수행의 밑바탕이 된다. 부처님의 법을 가까이 하게 되면 문을 나서서 다른 곳에 가서 강의를 들을 수 없다 해도 자기 스스로 발심하게 된다.

오로지 한 생각으로 대승경전을 지송해야 한다. ‘화엄경’ ‘법화경’ ‘원각경’ ‘능엄경’ 등의 모든 대승경전은 반야의 씨앗을 심는 인연이 된다. 혹 서방정토의 한 수행문에 뜻을 오로지 한다면 염불하는 것으로 정행(正行)을 삼으면 된다. 대승경전을 읽으면 수행에 도움이 된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12호 / 2015년 9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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