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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출재가 마음공부 아예 몰라[br]정견 없으면서 도 깨쳤다 혼자 흡족

이 시대에 속인들이 무지해서 허망한 담론을 지껄일 뿐만 아니라 우리 불법 문중의 후학인 승도들까지 깡그리 불교에서 말하는 수심법문(修心法門)을 듣지 못하고 마음 쓰는 공부를 아예 모르고 있다. 단지 망상이 꿈틀거리는 것뿐인데 정견은 전혀 없으면서도 곧바로 도를 깨쳤다고 하면서 제 스스로 흡족하게 여기고 있으니 이는 누가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며 누가 오도하고 있는 것인가. 경계하고 경계할 일이며 삼가고 삼갈 일이다. 부처님께서 40년이 지난 다음에 비로소 일심법문을 내보이셨으니 법은 쉽게 말해줄 수 없고 쉽게 닦을 수 없으며 쉽게 깨치지 못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부처님은 방편설 펴시다
능가경 통해서 일심법문
이후 법화경을 설하시며
현실의 극치점을 나타내

우리 부처님 세존께서는 단지 일대사인연 때문에 세간에 출현하셨다. 일대사(一大事)는 이른바 중생들이 부처의 지견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중생들도 부처의 지견을 본래 갖추고 있는데 지금은 미혹해서 망상으로 생사의 지견을 굴리고 있다. 따라서 역겁이래로 혼미해져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가난한 젊은이가 보배구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는 바람에 억울하게도 신고의 괴로움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 그 때문에 부처님께서 동체대비를 흥기하시어 부지런히 세간에 나오시어 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의 지견을 열어 보여주어 깨달아 들어가도록 하신 것이다. 마치 가난한 젊은이의 옷 속에 들어있는 보배구슬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스스로 알아차려 수용할 수 있도록 하시는 것과 같다.

그런데 부처의 지견은 ‘능가경’에서 설하고 있는 ‘일심’이니 자각성지(自覺聖智)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것은 한 번에 갑자기 말해줄 수 없다. 중생들의 근기가 둔하여 이 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관하시고 오랫동안 이 핵심요점에 대해서는 침묵하시면서 빨리 말해주는데 힘쓰지 않다가 40년 후에 이르러서 여러 가지 방편으로 쏟아내신 것이니 중생들의 근기가 이미 익었고 또 교화의 인연이 끝나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가경’을 설하여 일심법문을 보여주신 것이니 이를 통해서 이치의 극치점을 나타내신 것이다. 이후에 ‘법화경’을 설하여 제법실상을 보여주어 현실의 극치점을 나타내셨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차례이다. 이치와 현실의 극치점까지 가봐야만 비로소 일심의 극칙을 끝까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승의 근기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이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결정되어 의심하지 않게 되었고 각각 자기가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을 깨달아서 잃어버리지 않게 되었다. 이것을 비유해보면 가난한 젊은이가 오랫동안 외국에 입양되었다가 이제 비로소 돌아와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의 가업이 원래 자기 소유였다는 것을 믿게 되어서 마음과 몸으로 확신하여 가업을 잇게 된 것과 같다. 그 때문에 재벌인 아버지가 아들에 맡긴 것이다.

나는 일찍이 이 ‘법화경’은 재벌이 아들에게 가업을 부촉하는 서류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중생에게 이익을 주고자 하시는 구경의 본마음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장래에 반드시 성불할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또 말씀하시기를 “법을 듣는 모든 사람은 한 사람도 성불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고 하셨다. 여기서 일대사인연이 끝났기 때문에 종교(終敎)라고 한다. 여기에서 오래지 않아 곧바로 열반에 드셨다.

그렇지만 ‘법화경’을 설하신 이 한때에 우리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시어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고자하신 본마음을 다 펼치신 것이다.

‘열반경’은 불성의 의미를 드러내어 ‘법화경’을 설할 때 다 받아들이지 못한 근기들을 거두어주신 것이다. 그리하여 그전에 제자들이 끊지 못한 의심을 가루가 되게 하신 것이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18호 / 2015년 1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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