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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로 향하는 청년들은 왜?

기자명 재마 스님
  • 법보시론
  • 입력 2015.11.23 17:51
  • 수정 2015.11.23 17:54
  • 댓글 0

지난 13일의 금요일, IS에 의해 프랑스 파리에서 약 30여분 동안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일어나 부상자 352명과 129명의 사망자를 냈다. 국제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IEP)의 글로벌 테러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S 테러로 총 6073명이 사망했고, 보코하람에 의해 사망한 수도 6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매주 수십 명 이상이 테러로 사망하는 공황상태에 있다.

파리에 테러를 일으킨 단체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는 대표적, 위협적인 지하디스트(jihadist-성스러운 전쟁을 치르는 사람)로 꼽힌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Western education is forbidden)’이라는 뜻을 가진 보코하람은 2002년에 만들어진 나이지리아 테러단체이다. 이 전투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은 성스러운 이슬람 땅에 이교도 군대가 존재하는 것에 대한 상징적 복수를 추구하여 테러를 일으킨다고 한다.

하지만 이슬람 경전에 의한 성스러운 전쟁은 자신과의 전쟁을 대지하드로, 이교도와의 전쟁은 소지하드로 분류하고, 대지하드는 정신과 언행의 신앙적인 행위로, 소지하드는 이교도의 침입으로 인해 신앙이 억압받을 때만 방어의 수단으로 싸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 과격주의 이론을 세운 이집트의 사이드 쿠틉(1906~1966)에 의해 성전(聖戰)이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그에 의해 이슬람 국가가 유럽 십자군 공격을 받아 많은 피를 흘리고 결국 몽골의 침략을 받아 멸망하면서, 이슬람 사회에서는 ‘공격적인 지하드가 신자의 의무’라고 정의되었다. 성전의 의미가 변질, 왜곡되어 폭력 수단이 되었다.

인류학자 애런 블랙웰과 로렌스 스기야마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테러리스트의 99%가 남성이고 86%가 미혼이며 81%는 6명 이상의 형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자살테러리스트를 모집할 때 주로 직업이 없는 젊은 미혼 남성들의 동아리로 시작해 카페, 기숙사, 축구 클럽, 이발소, 인터넷 채팅방 등을 이용한다고 한다. 인류학자 스콧 에트런은 2010년에 미국의 상원분과 위원회에서 테러를 자행하는 청년들에 관한 조사를 발표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중동에서 온 청년들은 대부분 코란이나 종교적인 가르침보다는 ‘친구들의 눈앞에서 명예와 존경을 보장하는 짜릿한 대의와 행동의 유혹’과 ‘살아서는 결코 누리지 못할 더 큰 세상의 존중과 기억을 친구들을 통해서 영원히 즐기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 가운데 가장 무서운 말은 살상을 하면서 “우애롭고, 속전속결이고, 짜릿하고, 영예롭고, 멋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또 자신들을 희생해 남은 가족들에게 생계를 보장해주는 역할도 한다.

IS에 지원하는 청년들은 종교적 가치나 신념보다 더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이유에서 테러에 지원한다. 이는 물신주의를 조장하는 다국적 기업의 신자유주의의 거대자본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심해져, 가난하고 소외되는 계층으로 내몰린 좌절감으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극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번 파리 테러에 대해 프랑스의 석학이자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유럽의 청년들에게 찾아온 전염병 같은 허무주의’를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와 강대국의 권력자들은 악순환을 야기하는 폭력적인 대응책 일색이다.

붓다께서는 ‘법구경’에서 “살아있는 생명은 폭력에 떨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내가 두려워하듯 남도 그러하니 그 누구도 괴롭히지 말라. 모든 존재는 폭력을 두려워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내가 소중히 여기듯 남도 그러하니 그 누구도 해치지 말라”라고 가르치신다.

힘으로 전쟁과 폭력을 일으키면서 이들 청년들에게만 테러의 책임을 넘길 수 있을까? 욕망을 향해 폭력적으로 치닫는 것을 멈추고 공존과 상생을 향한 지혜로운 눈과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재마 스님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jeama3@naver.com
 


[1320호 / 2015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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