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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수행 김은조 씨

기자명 법보신문

아토피·우울증 등 심신 피폐
백련암 3000배·아비라기도
괴로움 치유…주변인에 추천

▲ 지혜월·51
생각해보면 10년 동안의 절수행은 ‘생각의 소음에서 벗어나기’였다. 걱정거리와 거리두기, 사람과 적절한 간격유지, 열정의 강도조절이 절수행을 통해 이뤄졌다. 그렇게 생각의 소음에서 벗어나면서 나는 육신의 건강과 정신의 평화를 얻어냈다.

3000배를 처음 시작할 즈음 나는 아토피와 우울증으로 심신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었다. 온 몸이 가려워 견딜 수가 없었고 가려운 곳을 긁으면 진물이 났다. 피부마사지샵을 운영하고 있던 나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에 놓여있었다. 몸이 망가지는 것도 그렇지만 비즈니스에도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 자기 피부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피부마사지샵을 운영한다는 비난을 들을까 두려웠다.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녔는데 원인을 알지 못했다. 원인을 알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였다.

급기야 우울증이 왔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공포였고 발 내딛는 곳이 지옥 같았다. 이런저런 생각의 소음에 시달렸고 생각이 몸을 파괴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때 친정언니(관음성 보살)가 구원처럼 다가왔다. 언니는 3000배를 하자며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대문 초인종을 눌러댔는데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아픈 척 하거나 약속이 있어서 절에 갈 수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렇게 3개월이 흘러 더 이상 둘러댈 말이 없어진 나는 언니 손에 이끌려 해인사 백련암에 들어섰다.

백련암은 성철 스님의 원력이 곳곳에 배어 있는 성지였지만 3000배는 고통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고작 3배를 하는 것으로 부처님 모시는 소임을 다해왔다고 여겼던 나는 ‘3000’이라는 숫자 앞에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우려했던 대로 극심한 고통이 덮쳐왔다. 근육이 마비됐고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렀다. 온몸의 수분이 전부 눈을 통해 흘러내리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저녁 7시에 시작한 절은 새벽 3시30분에 끝났다. 몸은 고통스러웠지만 마음속엔 광명이 찾아왔다. 성취감과는 다른 더 높은 단계의 희열에 나는 몸을 떨었다. 그 후 나는 3년 동안 매일 1000배를 올렸고 현재는 집에서 하루 300배를 올리고 백련암에서의 월 1회 3000배와 1년에 4번 아비라기도를 해오고 있다.

나를 괴롭히던 아토피도 우울증도 씻은 듯이 나은 것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다. 수행을 통해 나는 ‘열린 귀’를 갖게 됐다. 고통을 괴로워하고 하소연하는 사람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듣는 귀가 열리다 보니 내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게 됐다.

포항에 있는 어느 고교 선생님이 우울증에 걸려 몇 년 째 고생하고 있던 중 나와 만났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진 우리는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게 됐고 내 경험이 약이 됐다. 내가 어떻게 생각의 소음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됐는지 건강을 회복하게 됐는지를 나누고 공감했다. 그 선생님도 3000배를 시작했고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

옛말에 ‘괄목상대’라는 말이 있다. 사흘을 만나지 않으면 눈을 비비고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누군가가 괄목상대할 정도로 달라진 자신을 만나고 싶다면 3000배를 강력 추천한다.

절은 마법이다. 비워내면 채워주는 화수분이다. 절을 통해 남편과 도반의 길을 걷게 된 일도 내게는 큰 행운이다. 지난 10년 동안 아비라카페를 이끌어주신 우리의 영원한 리더 덕도 거사와 매달 3000배 수행 때 마다 낭랑한 목소리로 ‘지심귀명례’를 불러주시는 정명심 보살, 수 년 동안 아비라기도를 함께 해준 지혜성 보살과 보정 거사 및 모든 도반들께 감사드린다.


[1320호 / 2015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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