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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보현의집 시설장 임도영

노숙인 쉼터 최초 카페 개소 직업 교육으로 자립 도와

▲ 임도영
서울 영등포구 보현의집(시설장 임도영·사진) 담장 뒤에 퍼지는 향기로운 커피 향이 지나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 아저씨는 조금은 서툴러 보이는 손놀림으로 커피를 내린다. 겉모습은 여느 카페 종업원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그는 노숙자들의 쉼터에서 살고 있는 ‘한때 노숙자’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주저앉을 곳도 없던 그는 노숙자 쉼터 보현의집에서 진행하는 일자리지원사업 ‘내 생애 에스프레소’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며 자립의 꿈을 키운다.

안정된 고용·자립 지원위해
‘내 생애 에스프레소’ 개소
사회인 배출 위한 교육 개발
제빵기술자 배출도 눈앞

‘내 생애 에스프레소’는 노숙인 복지시설 최초의 카페로 2013년 8월 영등포 보현의집 뒤뜰에 문을 열었다. 아메리카노, 라떼, 오미자차 등 커피와 차 10여 종류가 판매된다.

임도영 영등포 보현의집 시설장은 “자의적, 타의적 사회단절을 해결하면서 자립의지를 다짐과 동시에 안정된 고용으로 자립을 이룬다는 취지로 ‘커피’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바리스타 양성 및 운영교육사업을 통해 근로경력을 얻고 관련업계 취업 및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임도영 시설장은 자활인 중 교육 희망자를 모집, 교육하고 이들의 실습장소와 일자리를 위해 내친김에 카페까지 개소했다.

카페는 순조롭게 운영됐고 2014년 4월 수송보현의집에 2호점까지 개소하며 외연을 넓혔다. 카페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더 많은 사회인 배출을 위해 재료비, 2급 자격증 교육비 등 전액 노숙인 자활을 위해 사용된다.

현재 두 카페에는 총 6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들이 노숙인에서 자활인으로, 이어 사회인으로 변화하기 까지는 당사자 뿐 아니라 보현의집 역시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종사자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고 종사자들 간의 유대감 향상을 위해 워크숍을 진행, 각 호점의 고충을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마련했다. 고품질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로스팅을 직접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커피의 질을 올렸다.

최근에는 제과제빵으로도 분야를 넓혔다. 매일 아침 카페에 신선한 빵을 제공하기 위해 제빵실을 따로 마련하고 자활인 중 1명을 선발, 제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임도영 시설장은 “바리스타뿐 아니라 제빵기술자 배출을 코앞에 뒀다”며 “보현의 집은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재취업 기회의 폭을 넓히는 일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현의집의 일자리지원사업은 이뿐만 아니다. 공동작업장을 마련, 쇼핑백제작 작업을 통해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다. 쇼핑백 제작은 쉼터 단기 입주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소액의 금액이지만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취업지원 ‘도움닫기센터’를 설치, 취약계층이 안정된 고용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취업 알선이 아닌 지원 가능한 방법을 매개로 모든 심리적, 의료적, 교육적, 사회적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지역 사회로의 재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다.

임도영 시설장은 “자립의지와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사회 복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노숙인들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숙식 해결과 자립 지원 프로그램이 적절하게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23호 / 2015년 12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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