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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신간 - [장이] [꾼] 이용한 지음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사라져 가는 ‘느린 삶’에 대한 그리움

초막농사꾼-봉받이 등은 이름조차 생소해




심메마니는 몇 달씩 허탕을 치고도 또 산에 오른다. 심메마니가 되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에겐 “3년 먹을기 있냐(3년간 먹고살 재산이 있느냐)?”고 묻는다. ‘재수’가 없으면 3년씩 삼을 못 캐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줄 하나에 달랑 매달려 깍아지른 암벽에서 30년째 석이를 따는 석이꾼, 밭가에 초막을 지어 놓고 밤낮으로 밭을 돌보는 이 시대 마지막 초막 농사꾼, 산에서 매를 받아 매를 부리는 매사냥꾼 봉받이. 이 모두가 사라져 가는 삶의 모습들이다.

5~6일 동안 꼬박 참나무를 구워 숯을 만드는 숯장이, 일곱 번 화덕에서 달구고 천 번을 두드려 낫을 만든다 대장장이, 기계로 하면 몇 분이면 될 것을 며칠씩 베틀에 매달려 베를 짜는 베장이, 밤 세워 가마에 불을 때느라 불면증이 생긴 옹기장이, 에어콘이 동이 나는 시대에도 아랑곳없이 50년 넘게 손바람을 고집하는 부채장이 등도 이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토종 문화의 주인공들이다.

1998년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를 펴낸 바 있는 이용한 씨와 사진작가 심병우 씨가 사라져 가는 이 시대의 ‘장이’와 ‘꾼’들을 찾아냈다. ‘꾼’이 주로 발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온 사람들이라면 ‘장이’는 한정된 공간에서 수공적인 기술로 솜씨를 드러내는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현대 사회의 ‘빠름’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들을 ‘구식’이라고 부르지만 이들의 느린 삶이야말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온 참다운 힘임을 강조한다. 400여 장의 생생한 사진도 사라져 가는 토종문화에 대한 향수를 더해 준다. 실천문학사, 각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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