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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설법은 윤회 벗어나는 것[br]염불수행의 일문만이 가장 첩경

부처님께서 여러 가지로 마음을 제어하는 법을 설하셨지만 모두가 생사윤회에 뱅뱅 도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일 뿐이다. 법문이 비록 많기는 하지만 중생들의 번뇌의 때가 무겁고 심식이 혼미하기 때문에 거두어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염불수행의 일문만이 가장 첩경이면서 요점이 된다.

서로 부처님을 큰소리로
부르면 혼미해지지 않고
삼매에 들어가 동정일여
자타 같아서 염불 이어져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면 현재 눈앞에 오시어 반드시 부처님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중생들은 일체 망견으로 인해 모두가 생사에 속해있기 때문인데 유독 부처님을 보는 지견만 생사를 벗어나는 법이라고 허락한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을 보려면 반드시 생각해야만 이르러 오신다. 망념이 밤낮으로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염불로 끊게 한 것이다.

이것이 혜원 스님이 광산의 연사(蓮社)에 육시(六時)를 알려주는 물시계를 만든 연유이다. 이때 연사에 120인이 있었는데 수행력이 높은 현인이라고 불러줄 수 있는 사람은 18인뿐이었다. 이러하다면 진실하게 염불하는 사람은 많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 사람들이 염불을 말품(末品)으로 보고 있는데 어찌 진정으로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근대에는 우산(牛山)에서만 염불로 수행을 삼고 있고 연마를 잘 한다고 이름나 있다. 그런데 너무 빡빡한 지도방법에 고초를 겪은 나머지 밤낮으로 끊어지지 않긴 했지만 세 번의 겨울을 나는 데 그쳤고 사람도 일률적이 아니어서 장구하게 유지되기가 어려웠다. 요즘에는 운서(雲棲) 대사께서 염불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하루에 네 차례 하고 있지만 밤에는 잠을 자고 있다. 또 큰소리내서 정신이 차려지도록 하고 있는데 은밀하고 치밀한 법이 아쉽다. 지금 불석(佛石)법사와 현진(玄津)법사가 각각 발심하여 하루 종일 부처님을 청하고 있는데 이 법이야말로 견고하고 면밀하다. 그런데 동정과 마시고 먹는 사이에 한결같이 귀의하기가 어렵다. 이치를 조율함에 법도가 있기만 하면 이 법을 시설함이 마땅하다. 이것이 고금의 훌륭한 염불법규이다.

나에게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청하는 이가 있었다. 이에 염불하는 법도를 만든다. 여러 일이 번다하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이 일치되어야 한다. 이것이 은밀하고 치밀한 묘행(妙行)이다. 이에 법도를 만들어서 다음과 같이 조목을 설명한다.

염불회(念佛會)를 조직할 때는 사람들의 원에 따르는데 장소가 넓고 좁은 것은 똑같지 않아도 된다. 힘이 크게 있으면 염불당을 많이 만들고 힘이 크지 않으면 염불당을 하나만 만들어도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6개의 반으로 나눈다. 주야로 각 반이 각각 2시간씩 맡아서 불 켜고 향사루어 돌아가면서 염불이 흘러가게 하여 앞에 나간 반이 예송을 하고 참회를 행도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조용하게 앉아 들으면서 묵묵하게 염불한다. 혹 관문(觀門)수행을 익히는 이가 있으면 원하는 대로 따라준다.

이렇게 하면 조용하게 있는 사람은 많고 움직이는 사람은 적어서 번다하거나 어지럽지 않게 된다. 그리고 부처님을 칭명하는 소리가 끊어지지 않아서 망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서로 부처님을 큰소리로 부르면 혼미해지지 않고 흩어지지 않아서 삼매에 들어가 동정일여(動靜一如)가 이루어지고 자타가 다르지 않게 되어 오매간에 항상 염불이 이어진다.

이렇게만 되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단박에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으니 이것이 제일 가는 뜻에 걸맞는 묘행이다. 마시고 먹는 것은 여법하게 조율하면 되고 안팎이 일여하게 되도록 하는 데 힘쓰면 인아(人我)가 둘 다 사라지고 시비가 모두 씻은 듯이 없어진다. 그리고 도량이 편안하고 고요하게 되니 이와 같이 묘한 것은 없다. 내가 이 법을 깊이 생각해 볼 때 발을 떼어보지도 못하고 마음을 성취하지 못할까 부끄럽다. 그러므로 특별히 게시하여 대대로 앞에 걸어 놓고자 한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23호 / 2015년 12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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