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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삶’ 추구 당위 알린 ‘삼보일배’

기자명 공종원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삼보일배’ 행진단이 65일동안 320km를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그 자체가 엄청난 고행을 수반하는 일이라는 점을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삼배일배’행진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컸고 아울러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반대여론’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삼보일배’에 대한 국민적 관심 때문에 삼보 일배가 환경운동을 이끌어간 큰 효과에 만족을 표하는 여론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아무리 새만금 개척사업에 대한 반대가 절실한 과제라도 불교의 수행법을 시위의 방편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며 그 의도가 섬뜩하다는 여론도 생겨나고 있다.


그 반동인지, 불교계가 환경운동을 주도한 삼보일배의 효과에 대해 환호하고 있는 사이 사회일반의 여론은 새만금 사업은 손익을 치밀하게 계량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가 하면 새만금 간척사업을 계속 추진해야한다는 전북도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서울에서 열리기까지 했다. 그 때문에 노무현대통령은 개발로 생기는 땅의 용도는 나중에 결정한다면서 일단 사업을 계속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한다는 아리송한 정치적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싼 문제가 모두 잘 해소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장 찬반간의 극한대립과 혼란적인 시위는 피하게 되었다는 것이 일단 반가운 일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더 반가웠던 것은 이 ‘삼보일배’ 시위의 주도자인 수경(收耕)스님의 진정한 의도를 한 신문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점이다. 삼보일배라는 불교의 수행법을 사회운동의 무기화·도구화하는데 적지 않게 의구심을 가졌던 만큼 이 운동의 주도자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 상당한 안도를 느끼게 된 때문이다.

우선 수경스님은 거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삼보일배는 단순히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날의 환경위기를 초래한 물질위주의 삶, 개발과 성장위주의 정책을 우리 모두 한번쯤 돌아보자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다.” “삼보일배는 수행이고 자신의 마음보를 고치는 운동이다. 따라서 누구에 대한 항의나 반발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참회와 성찰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자고 호소하는 것이다.” “삼보일배가 진행되면서 새만금 사업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는 바람에 당초 취지보다 환경운동적 측면이 강조되고 말았다. 새만금도 살고 전북도민도 사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이런 그의 설명으로 보아 수경스님은 새만금사업의 환경적 문제점을 시위를 통해 사회에 인식시키려는 의도도 물론 있었지만 더 중시한 것은 삼보일배를 통해 우리의 삶과 개발위주 정책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면서 우리 모두가 참회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었다는 느낌이다.

그 때문에 누구에 대한 항의 반발보다는 우리 자신이 스스로 참회 반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자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고 할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새만금 사업추진을 주장하며 시위한 전북도민들의 마음마저 이해하고 대립과 갈등의 힘의 논리를 버리고 모두가 함께 사는 방안을 강구하는 적극적인 마음을 갖자는 호소를 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불교적인 동체대비(同體大悲)와 요익중생(饒益衆生)의 정신이 그대로 드러나기를 기대한 행동이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나는 불교계와 우리 사회도 ‘삼보일배’를 주도한 수경스님의 깊은 뜻을 헤아려 바로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단순히 ‘새만금 사업을 반대’한 것이라고 이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만금 반대를 빌미로 ‘삼보일배’의 불교적 수행법을 널리 알림으로써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이제야말로 바른 삶을 추구할 때가 되었다고 촉구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공종원/언론인
gong007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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