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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대표 신년사] “손오공 지혜 터득하는 한 해 되길”

  • 새해특집
  • 입력 2015.12.28 13:02
  • 수정 2016.01.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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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알 수 없는 희망에 부풉니다. 새 것이 주는 신선함과 싱그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불자라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과거에 쌓은 공덕이 현재의 모습이고 현재의 공덕이 쌓여 내일을 열어갈 것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희망의 결실은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새해부터 해골 든 잇큐 스님
결코 방일하지 말라는 경책

독립 10년 결실 뒤로 하고
초심으로 미래 열어 갈 것

원숭이는 지혜의 동물 상징
조삼모사의 덫 걸리지 말길

새해가 될 때마다 회자되는 스님이 있습니다. 일본의 잇큐(一休, 1394~1481)스님입니다. 일본은 새해에 스님들이 신도들의 집을 찾아가 축원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새해 첫 손님으로 스님이 오면 청정한 스님의 맑고 투명한 기운이 집안의 액운을 정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잇큐 스님도 여느 스님들처럼 신도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새해 첫날 자신의 집을 방문하겠다는 스님의 말씀에 신도는 집안을 정갈히 청소하고 식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와 스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다가온 스님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잇큐 스님의 지팡이 끝에 해골이 걸려있었기 때문입니다. 신도가 묻습니다. “오늘같이 좋은날, 어찌 해골을 들고 찾아오셨습니까?” 스님이 말합니다. “설이 자꾸 지나가면 마침내 모두들 해골이 될 터인데 죽는 것이 그리 좋은가. 해가 바뀌어 해골이 눈앞이니 어찌 급하지 않겠는가. 복을 적게 지으면 지옥보를 받을 것이요. 할 일을 게을리 하면 성취하기 전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니 보살도를 지으며 항상 근면하게 정진하라.”

잇큐 스님의 법문은 새해 첫날 듣기엔 불편한 감이 없진 않습니다. 그러나 새해를 맞아 막연한 기대감에 부푼 이들에게 전하는 매서운 경책입니다. 새해든 묵은해든 결코 방일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덕담으로 건넵니다.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불자들의 덕담은 다릅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이것이 불자들의 인사입니다. 새해가 한 해 보살의 삶을 발원하는 첫날이 돼야함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잇큐 스님의 말씀처럼 현실에 발을 딛고 실천하는 끊임없는 보살행만이 미래의 정토세상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법보신문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창간 27주년, 독립언론 10주년을 맞아 축하법회를 열었습니다. 새 사옥도 마련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법보신문 임직원들과 독자들이 함께 일궈온 결실입니다. 그러나 병신(丙申)년 새해를 맞아 법보신문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정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보살의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고자 합니다. 잇큐 스님의 경책을 지남 삼아 더욱 더 근면성실하게 법보신문의 새로운 미래를 일궈나가겠습니다.

▲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병신(丙申)년은 원숭이의 해입니다. 원숭이는 지혜의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숭이는 불교와의 인연이 지중합니다.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孫悟空)이 원숭이이기 때문입니다. 손오공은 공(空)의 이치를 깨달은(悟) 불자(孫)라는 의미입니다. 원숭이 해인 병신년에는 열심히 정진해 반드시 손오공의 지혜를 터득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지혜로 우리 눈과 귀를 흐리는 세간의 조삼모사(朝三暮四)의 덫에 걸리지 않는 깨어있는 불자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법보신문 가족 모두 두루 가내에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밝게 드리우길 기원하겠습니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25호 / 2016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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