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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올곧은 재가불자가 한국불교 희망이다

▲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주최하고 대한불교청년회가 주관한 신행실천 계율산림법회 입재식이 지난 7월21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개최됐다. 중앙신도회 및 15개 종단 등록 신도단체 임원 및 회원들이 참여했으며 불자로서 계율을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발원했다.

과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조용희(57, 청정행)씨는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 중에는 불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 불자라고 말하지만 정말 불자가 맞나 싶을 때가 많다. 십수년 간 절에 다녔다지만 기복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유명하다는 ‘점집 순례’도 예사이기 때문이다. 불교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뿐더러 부처님에 대한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입만 떼면 성경 구절과 하나님 운운하는 대다수 기독교인들과 크게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불자 바뀔 때 불교도 변화
삼귀의·오계 수지해야 불자
정체성 잃으면 불신만 증가
불교적 실천이 행복 지름길
재가불자의 실천기준 제시

남양주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전창분(43, 법연화)씨는 요즘 씁쓸하다. 얼마 전 노동자들이 서울 조계사로 피신해왔을 때 불교계가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2년간 조계사 불교대학에서 배운 불교의 자비사상을 실천하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신도들이 욕설을 하며 노동자들을 강제로 끌어내려할 때는 깊은 자괴감마저 들었다. 불교에 해박한 불자들은 많지만 정작 고통 받는 사람을 배려하고 돕는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전씨는 한국불교가 바뀌려면 재가불자들이 오계를 지키는 것을 비롯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근래 불교계 안팎에서 스님들의 청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불교교단의 한 축인 재가불자들의 활동과 정체성을 둘러싼 비판도 점차 늘고 있다. 크게 바뀌어야 할 것은 스님들뿐 아니라 재가불자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법보신문은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함께 재가불자들이 실천해야할 항목들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연중캠페인을 진행한다. ‘불자답게 삽시다’라는 제목의 이번 캠페인은 재가불자들이 온갖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행복의 길인 동시에 승단이 존경받고 한국불교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는 출발점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됐다. 이를 위해 법보신문에서는 불교학자와 포교사 등 전문가들과 내부 회의를 통해 ‘불자답게’ 사는 30가지 실천방안을 마련해 소개할 예정이며, 이밖에 ‘불자답게’ 사는 이들의 삶도 심층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오늘날 불교계에서는 불교에 호감이 있으면 모두 ‘재가불자’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삼귀의, 오계 등 불자로서의 기본을 지키려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불교계 내부에서조차 술과 고기를 먹지 않거나 식사 전에 합장하고 ‘공양게’를 하면 융통성 없는 불자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또 신도회라는 이름으로 주지스님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는가 하면, 일부 재가불교 단체들은 특정 스님에게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세간에서조차 꺼려하는 극단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자신과 중생계를 바꾸어 나가려는 것이 아니라 중생계의 안목으로 불교를 재단하거나 물들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종교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불자들의 희박한 정체성은 확연히 드러난다. 개신교, 가톨릭 신자들에 비해 실천력, 자부심, 종교행사 참석률, 종교 관련 신문 및 서적, 포교활동 자율성 등에서 현격히 떨어진다. 이 같은 통계수치는 불교가 신도수에서 한국 최대의 종교이지만 종교적인 신념과 열정에 있어서는 이웃종교에 크게 미치지 못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불교경전에서 출가자와 재가불자는 상호보완적인 존재다. 특히 재가불자는 출가자를 외호하고 범계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성불의 길을 걷는 주체로 명시돼 있다. 부처님과 부처님이 설한 진리를 믿고, 오계와 팔재계 수행을 통해 현실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바꿔나가는 것이 불교가 지향하는 재가불자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재가불자들도 매일 예불하고 매월 재계(齋戒)하자는 ‘일념월재’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 학술교수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지키려는 사람을 불자로 규정할 수 있다”며 “불자임을 드러내고 올곧게 행동하는 것이 스스로 행복해지고 한국불교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뜻 깊은 불사”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25호 / 2016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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