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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1년에 법회 서너 번·불서 안 읽어

통계로 본 재가불자 현주소

 
대한민국 최대 종교는 명실상부 ‘불교’이다. 통계청을 비롯해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종교인구는 50% 수준이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불교인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불교는 여타 종교와 비교해 양적 수준만큼 질적으로도 우세할까. 대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이다. 지난 몇 년간 발표된 각종 자료를 종합해보면 정체성, 실천력, 자부심 등 모든 지표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불자’가 아닌 ‘불교인’으로 머물고 있는 셈이다.

10명 가운데 4명 호감 없다
포교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정체성 미약해 실천도 최저

실제 정체성의 척도가 되는 자기 종교에 대한 신뢰와 관련해 불교인들은 이웃 종교인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사회·정치·종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톨릭인의 87.2%, 불교인의 80.1%, 개신교인의 78.5%가 “자신의 종교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또 고산문화재단 ‘2014년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종교에 대한 호감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가톨릭 86.7%, 불교 58.1%, 개신교 75.5%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다시 말해 스스로 불교인라고 밝힌 10명 가운데 2명은 불교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4명은 호감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3대 종교 가운데 불교인들의 정체성이 가장 낮은 수준임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결과는 종교행사 동참 회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종교행사에는 예불(예배)뿐 아니라 교리에 대한 학습과 봉사 및 나눔의 실천, 친교 등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2014년 한국인의 종교’ 조사결과를 보면 종교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응답은 개신교(49.0%), 가톨릭(32.0%), 불교(19.0%) 순이었다. 개신교인의 경우 79.1%가 한 달에 1회 이상 종교행사에 참석한다고 응답한 반면, 가톨릭인은 50.7%, 불교인은 33.7%만이 월 1회 이상 법회(예배)에 참석하고 있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불교인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1년에 서너 번 법회에 동참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서 등 종교관련 서적 및 신문 구독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불교인은 10명 중 6명이 “종교관련 인쇄물을 읽지 않는다”고 답했으나 가톨릭인은 55.7%, 개신교인은 29.3%뿐이었다. 낮은 종교행사 참석률과 종교서적 구독률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교리와 계율을 잘 지키고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는 불교인의 51.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개신교인들은 29.3%만이 “교리와 계율을 잘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종교활동과 종교서적 등을 통한 교리 및 계율의 학습기회가 빈번한 개신교인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자평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포교(선교)와도 직결됐다. 부처님은 ‘전도선언’을 통해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부처님 제자 되기를 발원한 불교인의 실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교사회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포교(선교)활동의 자율성’에 대한 질의에 불교인(46.6%), 가톨릭인(54.9%), 개신교인(57.5%) 순으로 필요성을 언급했다. 포교(선교)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 부재는 종교가 존재하는 근본 목적인 평안과 행복과도 깊은 연관성을 나타냈다. ‘종교생활이 평안과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명제에 가톨릭인은 82.3%, 개신교인은 77.1%가 “동의”했으나, 불교인은 69.8%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종교에 대한 확신이 미약한 상황에서 그 가르침의 실천을 기대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믿는 만큼 실천한다’는 격언은 여론조사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74.0%, 가톨릭인의 60.0%, 불교인의 41.0%가 “자비·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개종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불교인 7.9%, 개신교인 6.6%, 가톨릭인 4.2%가 동의를 표했다.
개종 동의비율은 수치적으로 미미해 보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결과다. 2005년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불교인은 1072만명, 개신교인 861만명, 가톨릭인 514만명 수준이다. 이를 개종 동의비율로 계산해보면 불교인 85만명, 개신교인 57만명, 가톨릭인 22만명에 해당된다. 새로운 종교인구 유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불교인의 정체성을 높여 불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25호 / 2016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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