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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삼귀의 의미와 종류

기자명 일창 스님

더없이 소중하고 비교할 바 없는 보배

불자가 아닌 이들이 불자가 되려면 제일 먼저 귀의를 해야 한다. 이미 불자인 이들이 오계나 팔계 등의 계를 수지할 때, 또한 비구나 비구니로서 출가할 때도 마찬가지로 삼귀의를 먼저 한다. 그래서 삼귀의는 부처님 교법의 제일 처음이자 입구라고 할 수 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맹목적으로 믿는 것과는 달라
실천하지 않으면 행복은 없어
열반으로 이끄는 것도 삼귀의

또한 귀의가 오염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오염된 귀의를 깨끗하게 하여 다시 빛나게 하기 위해 매일 삼귀의를 수지하기도 한다. 이렇게 불교 가르침에서 제일 기초가 되는 법이자 매우 중요한 삼귀의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다.

먼저 삼귀의(三歸依, tisaran.   a)란 세 가지(三, ti) 귀의처(歸依, saran.   a)에 귀의(saran.   agamana)하는 것을 말한다. 그 중 세 가지 귀의처란 바로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라는 세 가지(三, ti) 보배(寶, ratana), 즉 삼보(三寶, tiratana)를 뜻한다. 그러면 왜 이 세 가지를 보배라고 할까? 보배(ratana)라는 단어는 즐거움(ratim·)을 생겨나게 한다(janeti)는 뜻이 담겨있다.

‘소중하고 가치가 커 비교할 바 없기 때문, 얻고 보기 힘들기에 거룩한 이 누려 보배’(상윳따니까야)

즉 소중하기 때문에, 가치가 크기 때문에, 비교할 바가 없기 때문에, 얻고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거룩한 이들만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보배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그 어떤 보배들보다도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라는 보배가 제일 소중한 것이고 가치가 큰 보배이다. 왜냐하면 세상의 보배들은 현생의 행복, 세속적인 행복 정도만 생겨나게 하지만 삼보는 현생의 행복은 물론이고 내생의 행복까지, 또한 세속적인 행복뿐만 아니라 출세간의 행복까지 생겨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거친 파도가 쳐서 의지할 곳이 없는 망망대해에서 안전한 의지처가 되어주는 섬과 마찬가지로 끝없는 윤회에서 여러 가지 위험과 고통, 악처(惡處)의 비참함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him·sati) 진정한 의지처가 되어 주는 삼보야 말로 진실로 귀의할 만한 곳이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 승가라는 삼보를 ‘귀의처’라고 한다. 그 세 가지 보배를 진정한 의지처, 귀의처라고 믿고 확신하여 가까이하고 의지하는 것을 ‘귀의(saranagamana)’라고 한다. 그렇게 삼보에 귀의한 재가자들은 삼보에 가까이하기 때문에(upa-sana) 청신사(upa-saka), 청신녀(upa-sika-)라고 한다.

하지만 불교에서 귀의한다는 것은 맹목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것과는 다르다. 비유하자면 한 도시에 병과 약에 능통한 훌륭한 의사와 그 가르침을 잘 사사받은 제자가 있다고 하자. 도시 사람들이 그 의사와 제자를 믿는 것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 단지 맹목적으로 믿는 것만으로 자신의 병을 그들이 낫게 해 주기 때문이 아니다. 의사가 처방한 대로 약을 먹고 삼가라는 음식을 삼가고 권유하는 운동을 그대로 따라서 실천하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고 확신하기 때문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부처님, 가르침, 승가에 귀의한다는 것, 삼보를 의지한다는 것도 가르침대로 실천하지 않고 단지 맹목적으로 믿기만 하면 인간과 천상, 열반의 행복을 가져다주기 않는다. 부처님이나 승가가 처방한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실천하면 그러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확신하기 때문에 의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귀의에는 깨달음을 얻는 것과 동시에 어떠한 위협이나 속임수, 유혹에도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확고하게 귀의하게 되는 ‘출세간의 귀의’와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한 범부들이 부처님이나 가르침, 승가의 여러 덕목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생겨나는 ‘세간의 귀의’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출세간의 귀의는 생이 바뀌어도 절대로 무너지는 일이 없다.

성자의 가슴에 어느 장소를 가든, 어떤 곳에 태어나든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라는 세 가지 보배가 마지막 윤회에서 벗어날 때까지 항상 깃들어 있다. 세간의 귀의, 즉 범부들의 귀의는 어리석음이나 의심, 사견에 의해 오염될 수도 있고, 어떤 위협이나 속임수, 유혹으로 무너질 수도 있다. 다음에는 삼귀의를 수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27호 / 2016년 1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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