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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개발 의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관한 뉴스는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킨 중대한 사건이다. 특히 6·25전쟁을 경험했던 한국은 북한의 무모한 폭력성과 무자비함을 익히 알기에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이나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현실상황을 대처하는 정부의 기민한 대응책이 미덥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긴박한 시대상황을 극복했던 힘은 결국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역사적인 경험을 미루어 볼 때 국민들의 지혜로운 판단과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 그리고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 문제는 정부의 사려 깊은 대응력 못지않게 국민들의 결속과 단결이 필요해진 사안이라 하겠다.

핵의 위력은 이미 2차대전 당시 일본을 굴복시켰던 것에서 증명되었고,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및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핵 유출 사고 등 크고 작은 원전 사고를 통해 핵의 위험성이 얼마나 크고 심각한 것인지도 경험했다. 그러므로 핵은 무서운 대상이며 상상할 수 없는 파괴력을 지닌 무력의 상징물로 인류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물론 핵의 긍정적 활용으로 인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실험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북한이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적대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정치적 의도는 동요하는 민심을 장악하여 1인 독재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일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세계를 향해 무력을 과시하려는 야심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북한은 1인 세습 독재국가로 국제 사회의 미아가 된 지 오랜 공산화된 집단이다. 따라서 한국이 감당할 위험부담이나 국제 사회가 감당해야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묘안은 없는 것일까. 물론 정부는 정부대로 우방국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국민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은 수많은 난관을 극복했던 저력을 지닌 민족이다. 어느 시대이든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결속을 이끈 현인이 나타났으며 아픔을 함께 나눈 이웃이 있었다. 몸을 던져 나라를 지켜낸 의사(義士)들도 많이 배출한 나라이다. 불교 또한 나라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부처님의 가피를 기원하였으니 팔만대장경을 새긴 일이나 서산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일도 이와 상통되는 원력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타난 현상이다. 지금의 문제는 대응할 수 있는 지혜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있는 듯하다. 다만 이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분명하고도 정연하게 정리되어야 할 때이다.

옛말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은 분명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하더라도 정신을 가다듬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방도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는 하늘이 무너지는 처절함이 눈앞에 펼쳐진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 불거진 북한의 핵 문제는 위험한 요소들을 어떻게 제거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를 판단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혼란이다. 더구나 두려움이나 공포는 무명(無明)에서 일어나는 심리현상일 뿐이다.

밝은 빛이 어둠을 사라지게 하는 것처럼 실상이 드러나면 불안이나 공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거품 같은 존재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불교의 언구는 모든 것을 아울러 드러낸 말이다. 따라서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기에 우린 그저 각자 맡은 일에 성의를 다하는 한편 힘닿는 대로 서로를 배려하고 이끌어주는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동춘 성균관대 겸임교수 dongasiacha@hanmail.net
 

[1328호 / 2016년 1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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