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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방생의 의미

  • 생활
  • 입력 2016.01.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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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살생 넘어선 적극적인 생명살림 실천

▲ 서울 조계사 방생법회에서 치어를 방생하는 불자들. 법보신문 자료사진

“살생을 경계하는 것은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으뜸이요, 죽어 가는 목숨을 자유롭게 살게 하는 것은 자비로운 마음에서 비롯함이다. 모든 무리가 삶을 즐겨하지 않음이 없고, 미물도 모두 죽음을 두려워할 줄 아니 어찌 슬픈 소리를 듣고 차마 그 고기를 먹을 수 있으리요.” (‘방생회권중서’)

정월 동안거 해제 시점에 맞춰
전국 사찰서 방생법회 잇따라
과거 물고기·새 방생 형태서
치어 방생·이웃 돕기로 변화
야생동물 먹이 주기도 ‘눈길’

매년 정월 보름이면 동안거 해제에 맞춰 전국 사찰에서 방생법회가 봉행된다. 방생은 불살생(不殺生)이라는 소극적인 계율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생명을 직접 구제하는 적극적 보살행이다.

‘석문의범’에 따르면 방생을 권하는 일곱 가지 경우가 있다. 자식이 없는 자가 잉태를 원할 때, 아이를 가진 자가 순조로운 출산을 원할 때, 기도를 행할 때, 예수(豫修)를 행하고자 할 때, 재계를 가질 때, 복록을 구하고자 할 때, 염불을 하고자 할 때 등이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방생은 개인의 공덕을 쌓아 복을 구하는 행위의 일종이지만 여기에 머무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방생은 일체 중생·만물이 나와 둘이 아니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연기적 세계관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기에 대한 깨달음이 뒷받침된 방생은 모든 계율의 적극적인 실천이자 자비행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물고기나 새를 풀어주며 자신과 자기 가정의 복을 기원하는 방식의 방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무분별한 방생은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불교계 전반에 확산됨에 따라, 일부 사찰을 중심으로 소외이웃을 돕는 인간 방생부터 꽃이나 나무를 심는 생명살림까지 다양한 방식의 방생이 시도되는 추세다.

특히 사찰생태연구소는 2010년 정월 방생법회를 ‘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사로 진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야생동물 먹이주기는 등산로에서 30미터 가량 떨어진 곳이나 사찰과 암자 반경 50미터 주변에 옥수수나 곡식, 씨앗 등을 먹이로 주는 등 구체적인 방안으로 마련됐다. 이후 일부 사찰에서는 실제로 물고기나 새를 방생하는 방식을 탈피해 사찰 주변의 동물들을 보살피는 형태로 바뀌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부산불교연합회는 지난해 방생의 일환으로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를 위한 2000kg의 볍씨를 지원했다. 이는 낙동강 에코센터가 진행하는 ‘철새사랑 곡류 모으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방생을 위해 물고기나 새를 구입하기보다 해당 생명이 처한 상황에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이 같은 변화 흐름에 따라 현재는 물고기를 방생하는 경우도 외래종 물고기를 피하고 토종 치어를 방생하는 형태로 자리매김했다. 방생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방생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까지 염두에 두게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한 인간 방생도 바람직한 변화다. 정월 방생법회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이 기금을 불우이웃 돕기 기금이나 장학금 등으로 회향하는 사찰들이 적지 않다. 논산 안심정사 부산도량은 매월 방생법회를 봉행하면서 참가비 전액을 군포교 기금이나 소외이웃을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29호 / 2016년 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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