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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5. 부처님의 덕목 ①

기자명 일창 스님

번뇌 여의였을 뿐 아니라 악습까지도 제거

이전 글에서 삼귀의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중 삼보의 공덕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게 되면 삼귀의가 오염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잘못 알지 않도록, 더욱더 잘 알도록 삼보의 공덕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은 정원에는 볼거리가 적어 시간이 갈수록 무료하지만 넓은 정원에 만발한 아름다운 여러 꽃들을 보게 되면 마음이 더욱더 기뻐지는 것처럼 여러 가지 부처님 덕목들을 많이 알면 알수록 더욱 깊은 믿음과 존경심이 생겨난다. 이러한 이유로도 삼보의 여러 공덕들을 바르고 자세하게 알 필요가 있다. 그러면 먼저 부처님의 여러 덕목을 나타내는 구절을 소개하겠다.

모든 법 스스로 바르게 깨닫고
지혜·실천 구족해 세상 잘 알며
중생을 제도하는 데 가장 으뜸
여러 가지 공덕 구족하신 세존

“이띠삐 소 바가와-Itipi so bhagavā  아라항arahaṁ 삼마-삼붓도 sammāsambuddho 윗자-짜라나삼빤노vijjācaraṇasampanno 수가또sugato  로까위두⎼lokavidū 아눗따로 뿌리사담마사⎼라티anuttaro purisadammasārathi 삿타-데와마눗사-낭satthā devamanussānaṁ 붓도buddho  바가와-bhagavā.

그 거룩하신 세존께서는 ①아라항, 나쁜 습관과 함께 모든 번뇌로부터 떠나셔서 사람과 천신, 범천들의 특별한 공양을 받을 만한 응공(應供)이시며, ②삼마-삼붓도,  알아야 할 모든 법들을 스스로 바르게 깨달은 정등각자(正等覺者)이시며, ③윗자-짜라나삼빤노, 지혜와 실천을 모두 구족한 명행족(明行足)이시며, ④수가또, 바르고 훌륭한 말씀만을 설하는 분, 혹은 피안의 열반으로 잘 가신 선서(善逝)이시며, ⑤로까위두, 모든 세상을 잘 아는 세간해(世間解)이시며, ⑥아눗따로 뿌리사담마사-라티, 제도할 만한 이들을 제도하는 데 가장 으뜸인 무상사 조어장부(無上師 調御丈夫)이시며, ⑦삿타-데와마눗사-낭, 천신과 인간의 진정한 스승인 천인사(天人師)이시며, ⑧붓도, 사성제의 바른 법을 깨달은 부처님(佛)이시며, ⑨바가와, 여러 가지 공덕을 모두 구족한 세존(世尊)이십니다.”

우선 이 팔리어 문장과 그 의미를 여러 번 독송해서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 좋다. 그래서 매일 예불 드릴 때나 혹은 어떠한 이유로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겨날 때, 신심을 일으키고자 할 때 소리 내어 독송하거나 혼자 조용히 그 의미를 음미하면 신심도 늘어나고 두려움도 사라지는 등 여러 좋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먼저 ‘아라한’ 덕목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멀리떠나 적을 죽여 바퀴살을 파괴했고, 특별공양 받을만 해 몰래 악을 안 행하네. 아라한인 부처님께 지극정성 예경하네.”

먼저 ‘멀리떠나’라는 구절은 나쁜 습관과 함께 모든 번뇌로부터 멀리 떠났기 때문에(ārakā) ‘아라항(arahaṁ)’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 중생들을 오염시키고 번민하게 하는 모든 번뇌들을 부처님께서는 다 멀리 여의셨다. 하지만 그 정도가 다가 아니다. 일반 제자로서 아라한들도 모든 번뇌들을 사라지게 한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번뇌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비난 받을 만한 나쁜 습관까지도 모두 다 제거하셨다. 그래서 진정한 아라한이라고 칭송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처님 당시에 삘린다왓차(Pilindavaccha) 존자는 아라한이 된 다음에도 사람을 부를 때 “어이 천민, 이리 오게”라는 등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도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물론 나쁜 의도는 없었다. 과거 500생 동안 높은 가문에서만 태어나 오랫동안 천민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이것은 술병에 비유할 수 있다. 비록 술을 버리고 물로 몇 번 씻었다 하더라도 아직 술의 냄새는 조금 남아 있듯이 제자로서의 아라한들은 다시 윤회하게 하는 모든 번뇌들을 다 제거했다 하더라도 과거 여러 생에 걸쳐 익혔던 나쁜 습관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나쁜 습관까지도 모두 다 제거하셨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부처님의 아홉 가지 덕목 전체에 대한 소개와 아라한 덕목의 첫 번째를 설명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다. 다음 호에서도 계속 이어서 부처님의 아라한 덕목을 소개하겠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30호 / 2016년 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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