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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시명상센터 스승 우 자띨라 사야도 입적

  • 부고
  • 입력 2016.02.03 17:42
  • 수정 2016.02.11 14:44
  • 댓글 0

1월28일 세납 81세 법랍 61세…한국에 미얀마 위빠사나 첫 소개

▲ Wai Lu Kyaw씨의 페이스북 캡쳐.
어린왕자 몸뚱이 벗고 소혹성 돌아가듯 떠났다, 가볍게….

몸에 두른 것은 붉은 가사뿐이었다. 제자들은 합장하며 껍데기인 스승의 몸에 고요한 시선을 보냈다. 고요한 적멸이었다. 스승은 평소 윤회의 근본핵심을 업이라 확신했다. 식물은 선업이니 불선업이니 없으니 윤회하지 않고 종자 번식 원리에 따라 씨앗 틔우고 꽃 피우며 열매를 맺을 뿐이라고 했다. 스승은 윤회의 굴레를 벗었을까. 장례는 적멸이었다.

1월28일 세납 81세 법랍 61세
마하시 사야도 직계제자로서
위빠사나수행 세계에 알리며
전 세계 1000개소 분원 확장
한국에 미얀마 위빠사나 소개

미얀마 위빠사나 수행의 스승 우 자띨라 사야도가 입적했다. 미얀마 양곤 마하시명상센터 선원장 우 자띨라 사야도가 1월28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각 오후 9시) 세납 81세 법랍 61세 일기로 세연을 접었다.

우 자띨라 사야도는 마하시명상센터에서 내외국인을 지도하는 수행자이자 스승이다. 마하시 사야도 제자로서 수행과 교학을 두루 겸비한 지도자로 평가 받는다. 특히 한국과 인연이 남다르다. 1988년 서울 승가사를 방문, 한국에 처음 미얀마 위빠사나수행의 씨앗을 심은 스님이다. 이후 스님은 한국 수행자들 발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2015년 메르스 여파로 무산됐던 ‘세계 7대 성자 명상대전’에 초청되기도 했다.

마하시명상센터에서 수행하고 마하시 사야도의 ‘위빠사나 수행방법론’을 번역한 녹원정사 지도법사 일창 스님은 “수행지도뿐 아니라 법문에도 열정적이셨으며 자애도 넘치셨다”며 “한국수행자들을 특히 아끼셔서 마지막에는 한국수행자들만 지도하셨다고 들었다”고 입적을 알렸다.

▲ 우 자띨라 사야도.
스님은 1935년 미얀마 북부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7세에 출가해 마을 수도원에서 기본교육을 받았고, 10세에 ‘자띨라’라는 법명으로 사미가 됐다. 1953년부터 저명한 스승들에게 팔리어 경학을 배운 뒤 정부가 주관하는 아비담마와 하위 경전 등 율장시험에 합격했다.

1955년 구족계를 수지하고 비구가 된 스님은 수계 뒤에도 수행과 교학에 게으르지 않았고, 1959~1961년 종교성이 주관하는 경전에 관한 3개의 고급시험에 합격했다. 삼장과 연관된 상급시험에 합격해 1961년 사사나다자 시리빠와라 담마짜리야(율 팔리 박사)라는 명호를 얻었다. 뒤이어 2000년에는 정부가 수여하는 악가마하 까맛타나짜리야(고귀한 수행 스승)훈장을 받았다.

1966년 미얀마 양곤 마하시사사나센터에서 마하시 사야도와 지도법사 우 빤디따 사야도 지도아래 강도 높은 위빠사나 수행을 했다. 마하시 사야도는 위빠사나수행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초석을 다졌던 스승이며, 우 빤디따 사야도는 1982년 마하시 사야도 입적 후 마하시명상센터 2대 원장을 지낸 스승이다.

우 자띨라 사야도는 입적했지만 스님의 가르침은 여여하다. 스님은 번뇌를 차단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알아차림을 강조했다. 2005년 방한 당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스님은 알아차림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공양을 할 때 공양하는 그 자체를 알아차릴 뿐입니다. 이 노력을 하지 않으면 밥이 맛있다, 없다, 이 반찬은 맛있는데 저 반찬은 맛이 없다는 분별에 따른 번뇌가 밀려옵니다. 급기야 다음 공양 때는 맛있는 반찬만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맛있는 밥과 반찬을 얻고자 욕심을 부리면 또 다른 번뇌를 부릅니다. 이런 악순환을 거듭하면 집착은 끊이지 않습니다. 일상에서도 알아차림에 집중하라는 이유입니다.”

우 자띨라 사야도는 적멸이지만 법은 윤회할지도 모른다. 위빠사나수행에 대한 가르침이 형형하게 빛나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31호 / 2016년 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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