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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성철스님 평전’ 반론

기자명 박호석
  • 기고
  • 입력 2016.02.11 12:49
  • 수정 2016.02.11 12:50
  • 댓글 0

“덕산은 신도회장 출마 안했다”

박호석 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이 2월2일 본지에 연재 중인 ‘성철 스님 평전’을 읽고 덕산 이한상 거사와 관련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기고문을 보내왔다. 박 이사장의 기고문을 요약게재한다. 편집자

덕산거사 신도회장 출마설
사실과 달라 바로 잡아야

법보신문이 연재 중인 김택근의 성철 스님 평전을 읽으면서 늘 감동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글이 간결하지만 현장감이 묻어나고, 또 세심함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2회(1월13일자)에서는 ‘덕산거사와 함께 사라진 인재불사 원력’이란 부제로 평전이 다루어졌다. 덕산 이한상 거사가 불교계에 기여한 업적을 생각할 때, 지금은 거의 잊힌 인물이 되고만 불교계의 매정한 현실에 유감이 많았던 터라 이번 평전은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다. 덕산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불교계에 회향하며 한국불교 대부분의 불사에 항상 함께했다는 평가를 보며 참으로 가슴이 뭉클했다.

사실이 그랬다. 한국근대불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육·언론·역사·문화·포교·장학 등 대부분 불사에는 덕산이 있었다. 알려지지 않았던 크고 작은 불사에도 덕산의 공이 묻어 있었다. 1964년 종단이 종비생 제도를 시행해놓고 정작 돈이 없어 스님들에게 장학금을 못주자 등록금을 대납하신 분이 덕산이었고(이를 계기로 당시 5·16장학회에 버금가는 삼보장학회 설립), 뚝섬에서 배를 타야 갈 수 있었던 봉은사가 절 살림이 어려워 대학생수도원의 학생들이 굶게 될 형편을 알고 쌀을 대신 보내신 분도 덕산이었다.

아쉽게도 평전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눈에 띈다. ‘1969년 3월에 치러진 전국신도회장 선거에 덕산이 출마하여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이후락씨와 겨룬 것이 화근이 되어 미국으로 간 듯’이란 서술이 그렇다. 특히 ‘성철 스님이 불러서 출마하지 말라고 권유했음에도 덕산이 이를 거역하고 출마를 고집했다’는 추리는 너무 나간 소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실세인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낱 불교단체의 회장 자리를 두고, 그것도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이 그와 겨룬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덕산은 평소 전국신도회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도회장에 출마한 사실 자체가 없다. 오히려 그때(1969년 3월)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승려들의 종권다툼에 분개한 재가불자들이 1968년에 결성한 ‘교법수호 전국신도단체협의회’를 ‘정법수호 신도단체협의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덕산을 회장으로 추대했다(대한불교, 1969년 3월16일자).  여기에 참여한 단체에는 전국신도회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무슨 전국신도회장 출마란 말인가? 덕산은 회사 말고는 무슨 단체의 장으로 나선 적이 단 차례도 없었으며, 오로지 그의 관심은 한국불교 중흥과 이를 뒷받침할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있었다고 한다(당시 신도회 사무차장 이건호, 직원 손안식, 전 문공부 종무관 이용부의 증언 종합).

불행하게도 덕산이 1971년 여름, 자식마저 남겨 두고 갑자기 미국으로 황급히 출국한 이유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1984년 여름 덕산이 입적할 때까지 함구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시공했던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부서 입주가 끝났음에도 공사비 지급이 안 된 점, 공사비 일부를 정치자금으로 내놓으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점, 평소 3선 개헌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는 점, 그리고 이순신·세종대왕·사명대사 등 애국선열조상건립사업을 주도하면서 사업위원장인 김종필씨와 관계가 돈독했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왜 그렇게 황망하게 도미했는지 추측할 수가 있을 뿐이다.

▲ 박호석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
또 한 가지, 성철 스님은 승가대학을 해인사에 두기를 원했지만 덕산은 서울에 4년제 정규대학으로 할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덕산의 인재불사는 승가대학보다 삼보장학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대학생수도원, 종립학교 등에 있었다. 그러니 그의 원력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불교가 이만큼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그 바탕에는 덕산의 원력이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1331호 / 2016년 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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