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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수행 김은경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21일 동안 ‘천수경’ 사경
생애 첫 기도회향 환희심
100일 정진 마치고 봉사

▲ 선행화·44
아미타부처님과 인연은 우연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연이었다.

부산 홍법사와 깊은 인연의 시작은 우리 딸이 3살 되던 2011년 어느 날이었다. 아이가 없을 땐 수목원처럼 편안해 그냥 산책하러 자주 찾았던 사찰이었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시간이 남으면 남는다고 찾았다. 휴식이 필요하고 자연이 그리우면 한 번씩 들렀다. 아이가 생기고 커가면서 내 관심은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였다. 홍법사가 어린이법회와 문화관 수업을 한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갑고 기쁜 소식이었다. 비록 아이가 너무 어려 법회 동참 연령은 안 되지만 가끔 법회에 참석시켜보니 생각보다 적응을 잘했다. 덕분에 4살 되던 해 바로 법회와 문화관 수업에 동참시켰고, 딸아이와 함께 나 역시 홍법사 부처님 향훈에 깊이 매료돼 갔다.

마치 신비한 마법이 있는 것 같다. 부처님 품이라서 그렇지만. 어른들이 가야 아이들이 따라오는 여느 절과 달랐다. 아이들 때문에 어른들이 절에 온다.

불교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따라 한 번씩 절에 가고 종교를 적는 공간에 불교라고 썼지만 무지했다. 아직 미천한 중생이지만 이 인연이 더없이 소중한 이유는 부처님과 부처님 가르침을 하나씩 배워갈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도반들 만나 하루하루 정도 쌓아가며 즐겁게 봉사하고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너무 당연하게 기도정진 한 번 해보자고 제안 해온 분이 계셨다. 항상 열정적인 모습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김경숙 청소년연구소장님이었다.

‘기도라니….’ 해본적도 없었고 해보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제안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항상 반듯한 모습으로 생활하시는 분이라서 스님만큼이나 어렵고 높아만 보였다. 그런 분께서 다가오시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고민하고 망설였다.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셨다. 그분만 믿고 의지하며 21일 동안 ‘천수경’ 사경과 독경을 하루도 빠짐없이 반듯이 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21일 기도를 시작했다.

네이버 밴드를 통해 수행과정과 그날의 일상을 담아 올리며 서로서로 격려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 갈 수 있도록 힘도 실어주면서 조언도 듣고 부처님 말씀 하나하나 배워갔다. 그렇게 첫 21일 기도를 회향했다. 첫 기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고마워하며 사리암에서 나름 회향식도 가졌다.

뿌듯했다. 기도라는 것을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환희심 마저 일었다. 잠시 기뻐하고 있는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제안이 왔다. 이번엔 100일 기도였다. 순간, 멍해졌다.

발심했다. 100일 기도에 입재했다. 6명으로 시작한 기도가 20여명이 됐고, 자모기도반이 만들어졌다. 기도라는 수행이 서로를 더욱 의지하고 격려하며 힘이 되어주는 인연이 됐다. 마음이 든든했다. ‘반야심경’ ‘천수경’과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을 사경하고 독송하는 많은 수행과제가 있었지만 열심히 수행정진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회향이 왔다. 누구나 힘든 날이 있었을 텐데….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혼자였다면 정말 포기했을 100일 기도정진을 무탈하게 회향한 기념으로 우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성애원이라는 아동복지시설, 즉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러 간 것이다. 아이 엄마인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봉사를 생각했고, 음식공양을 했다.

[1331호 / 2016년 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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