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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처님의 덕목 ②

기자명 일창 스님

지혜 도끼 단단히 거머쥐고 윤회 바퀴살 부수다

지난 호에 이어 부처님의 덕목 중 첫 번째인 아라한의 덕목에 대해 설명하겠다. “멀리떠나 적을 죽여 바퀴살을 파괴했고 특별공양 받을만 해 몰래 악을 안 행하네. 아라한인 부처님께 지극정성 예경하네”라는 게송에서 “적을 죽여”라는 표현은 번뇌라는 여러 적들을(arīnaṁ) 통찰지라는 칼로 죽였기 때문에(hatattā) ‘아라항(arahaṁ)’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통찰지라는 칼로 번뇌 제거
대범천·천신·왕들에게 공양
밀실에서조차 악행하지 않고
알아야 할 법 스스로 깨달아

“바퀴살을 파괴했고”라는 표현은 윤회바퀴의 바퀴살을(arānaṁ) 다 부수었기 때문에(hatattā) ‘아라항(arahaṁ)’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중생들은 시작을 알 수 없는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지옥이나 축생, 아귀, 인간, 천상 등의 여러 세상에 태어나고 죽으면서 윤회를 해왔다. 이렇게 계속해서 돌고 도는 것이 마치 쳇바퀴와 같기 때문에 ‘윤회바퀴’라고 한다. 그 윤회바퀴의 바퀴통은 무명과 갈애이다. 늙음과 죽음이 바퀴의 테두리이다. 번뇌가 차축이다. 보시와 지계 등 선처에 태어나게 하는 공덕행, 또한 살생과 도둑질 등 악처에 태어나게 하는 비공덕행, 그리고 무색계 선정이라는 부동(不動)행, 이러한 세 가지 형성들이 바로 윤회바퀴의 바퀴살이고 부처님께서는 금강보좌 아래에서 정진이라는 두 발로 계라는 대지에 굳게 서서 믿음이라는 손으로 지혜라는 도끼를 단단히 거머쥐고 그 바퀴살을 다 부수어 버리셨기 때문에 아라한이라는 뜻이다.

“특별공양 받을만 해”라는 표현은 부처님께서는 비할 바 없는 지계, 삼매, 지혜, 해탈, 해탈지견, 설법의 덕목 등 특별한 덕목들을 갖추셔서 여러 사람과 천신, 범천들의 특별한 공양을 받을만하시기 때문에(arahatta) ‘아라항’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실로 부처님께서는 현존하실 때 아나타삔디까 장자나 위사카 부인 등의 여러 재가신자, 꼬살라국의 빠세나디대왕이나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과 같은 여러 왕들, 제석천왕 등의 여러 천신들, 대범천을 비롯한 여러 범천들의 공양을 받으셨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26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중생들의 존경과 예경을 받고 계신다.

“몰래 악을 안 행하네”라는 표현은 부처님에게는 몰래 악행을 행하기 위한 밀실(raho)이 없기 때문에(abhavato) ‘아라항’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사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시기 전, 보살로서 고행을 할 때부터 마라가 계속 쫓아다니며 잠시라도 마음에 나쁜 법이 생겨나면 해치기 위해 살펴보았지만 전혀 허물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정등각을 이룬 뒤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악행을 일으키기 쉬운 밀실에서조차 악행을 행하지 않으시는 부처님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정도가 ‘아라항’이라는 덕목에 포함된 의미이다. 이어서 ‘정등각자’라는 덕목에 대해 설명하겠다.

“사성제와 알아야 할 모든법들 스스로 올바르게 깨달으신 정등각자 부처님.”

괴로움의 진리, 괴로움 생겨남의 진리, 괴로움 소멸의 진리, 괴로움 소멸에 이르는 도의 진리라는 네 가지 거룩한 진리(사성제)와 함께 알아야 할 모든 법들을 스스로(saṁ) 올바르게(samma) 깨달은 분이기 때문에(buddha) ‘정등각자(sammāsambuddho)’라고 한다는 뜻이다. 알아야 할 법들 중에 부처님께서 알지 못하는 법은 없다. 알아야 할 법들보다 더 넘어서 부처님께서 아시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법들을 다른 스승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에, 또한 올바르게 깨달았기 때문에 ‘정등각자’이다.

벽지불(辟支佛, paccekabuddha)도 스승의 도움 없이 네 가지 진리를 깨닫는 분이다. 하지만 알아야 할 법들을 모두 다 아는 일체지는 갖추지 못했다. 또한 부처님의 제자들도 네 가지 진리를 올바르게 깨달은 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스스로 아는 것도 아니고 모두 아는 일체지도 갖추지 못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벽지불이나 제자와 달리 알아야 할 모든 법들을 스스로 바르게 깨달으셨기 때문에 ‘정등각자’라고 불리신다. 다음 호에서는 부처님의 명행족이라는 덕목에 대해 살펴보겠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31호 / 2016년 2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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