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크고 작은 아픔과 고통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기를 원한다. 힐링을 갈구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불완전한 세상에서 마음 아파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치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통해 쫓기듯 사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삶 이야기를 전했던 혜민 스님이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세상을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동안 마음치유콘서트 등의 강연과 SNS를 통해 편안하고 따뜻하게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온 스님은 이 책에서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가족과 친구·동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에 대해,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라며 사랑하는 방법을 짧으면서도 여운 깊은 잠언 속에 담아낸 스님은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그들에 대한 사랑마저 포기할 수는 없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조소와 미움으로만 이생을 살아가기엔 우리 삶이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기도나 수행을 하다 보면 내 안에는 나의 완벽하지 못한 부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자비의 시선도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치 엄마가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를 지켜보는 것처럼 사랑의 눈빛으로 나를 수용하고 바라보는 따뜻함이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스님은 그 자비스런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면서 순간순간 찾아온 생각들을 책에 모았다. 마음치유콘서트와 같은 강연을 통해 마주했던 많은 사람과의 만남이 큰 공부이자 글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스님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대학교수 임용에서 마음에 두었던 학교에서 탈락했을 때 그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까지의 마음상태를 풀어 놓으며 생애 첫 실패를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특히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는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온 속가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한 인간으로서, 또 자식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드러냈다. “우리아들 사랑한다”는 아버지의 생애 첫 말씀에 가슴 뭉클함을 느끼고, 직접 하지 못했던 “아버지, 저도 아버지 사랑해요.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이고 자존감 높은 아들로 키워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라는 말을 책을 통해 전하는 모습에서는 인간적 감동까지 선사하며 공감을 불러오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까지 솔직하게 들려주며 세상 사람들에게 온전하게 사랑하는 법을 전하는 스님의 이야기는 자애, 관계, 공감, 용기, 가족, 치유, 본성, 수용 등 8편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그 각각의 주제 속에서 들려주는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생활 속 잠언들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근엄한 종교인이기보다 친구처럼 손잡아주는 다정함과 공감을 끌어내는 따뜻한 인간미가 더해진 글에서 치유의 힘이 발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만48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32호 / 2016년 2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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