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의 시간여행’…절터서 만나는 특별한 봄
‘과거로의 시간여행’…절터서 만나는 특별한 봄
  • 송지희 기자
  • 승인 2016.02.2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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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가볼만한 폐사지

▲ 합천 영암사지 금당터 전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따스한 햇살에 기지개를 켜고 소생하는 계절, 봄이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 새 봄을 맞아 가볼만한 폐사지 6곳을 선정했다. 한때 찬란한 불법의 요람이었던 대규모 가람들이 세월의 풍파 속에 허물어져 그 흔적만을 전하는 곳, 폐사지는 이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특별한 장소가 됐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폐사지 답사를 일컬어 “절집 답사의 고급 과정이자 답사객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 전국 6곳 선정
조선 최대 왕실사찰 회암사지
기암 절벽 어우러진 영암사지
신비로운 전설 함께해 ‘눈길’


한국관광공사가 여행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폐사지는 바로 원주 남한강 일대의 절터, 충주 미륵대원지, 합천 영암사지, 남원 만복사지, 보령 성주사지, 양주 회암사지 등 6곳이다.

남한강 일대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폐사지는 원주 거돈사지다. 인근에 흥법사지와 법천사지가 있지만 발굴이 진행되거나 발굴 전이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세 사찰은 신라시대에 창건돼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손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때는 왕의 스승인 국사들이 주석하던 대가람으로 전해진다.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지만 고즈넉한 폐사지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비교적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거돈사지가 적합해 보인다.

양주 회암사지는 고려 중기에 지어져 조선 중기에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사찰 건축과 다른 궁궐 건축양식, 왕실과 연관성을 말해주는 출토 유물, 관련 기록 등을 근거로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교국가였던 조선시대에도 회암사는 왕실의 후원 아래 위세를 떨쳤으며, 태조 이성계는 왕위에서 물러난 뒤 이곳에 머물며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암사지는 현재 발굴 중이지만 전망대에서 그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회암사지 박물관이 있어 답사 장소로 제격이다.

합천 영암사지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절터 중 하나다. 아름다운 석탑과 석등 같은 문화유산이 잘 남아있지만, 그 내력은 여전히 소상하게 밝혀지지 않은 신비의 절터다. 특히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묘한 풍광과 아름다운 쌍사자 석등이 탁월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원 만복사지는 고려 문종 때 창건한 만복사 절터다. 한때 승려 수백명이 머물렀을 정도로 번성했으나,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전각은 모두 불타 소실됐다. 지금까지 남아 전하는 오층석탑, 석조대좌, 당간지주, 석조여래입상, 석인상, 주춧돌 등이 당시의 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만복사는 노총각 양생의 사랑이야기가 전해지는 사찰이라는 점에서 연인들의 여행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사랑 이야기가 깃든 또 다른 절터는 충주 미륵대원지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 아래 자리 잡은 절터로, 하늘재에서 바로 연결돼 봄 답사에 최적이다. 북쪽 월악산을 바라보는 거대한 석불에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에 얽힌 애틋한 설화가 전하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보령 성주사지는 크고 유서 깊은 절터다. 거친 돌덩이로 에워싼 폐사지의 외형이 압도적이다. 통일신라 선종의 큰절인 ‘구산선문’ 중 하나인 성주산문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등이 남아 공허한 절터를 지키고 있다.

올 봄, 폐사지 답사를 통해 그 옛날 사찰에 깃든 전설, 그리고 당시를 살아갔던 이들의 불심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33호 / 2016년 3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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