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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운수승(雲水僧)과 운수도서차량-상

“구름처럼 물처럼 오직 사람을 이롭게 하니 운수승입니다”

▲ 불광산은 2007년부터 40억원을 투자해 50대의 운수도서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운수도서차량 발대식. 대만 불광산 제공

“빈승의 이름이 ‘별 성(星) 구름 운(雲)’인데 별은 하늘 높이 걸려 있고 구름은 공중에 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떠 있거나 공중에 떠 있는 것은 저 역시 원하는 것이 아니지만 다행히도 보통 출가인을 ‘운수승(雲水僧)’이라고 부릅니다. 물은 산간계곡을 흐르다가 모여서 강이 되고 바다를 이루니 ‘운수승’ 역시 빈승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빈승의 이름이 ‘별 성(星) 구름 운(雲)’인데 별은 하늘 높이 걸려 있고 구름은 공중에 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떠 있거나 공중에 떠 있는 것은 저 역시 원하는 것이 아니지만 다행히도 보통 출가인을 ‘운수승(雲水僧)’이라고 부릅니다. 물은 산간계곡을 흐르다가 모여서 강이 되고 바다를 이루니 ‘운수승’ 역시 빈승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광산을 개산한 이래로 자주 기념출판물을 발행하였는데 특히 개산 40주년이 되었을 때 제자들이 불광산과 저를 위해 사진특집을 출판하겠다는 말에 저는 ‘운수삼천(雲水三千)’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그 책은 무게가 5kg이 되는데 대부분 빈승이 전 세계 여러 곳으로 운수행각을 다닌 기록입니다. ‘운수(雲水)’라고 함은 자유롭게 떠도는 흰 구름처럼 막힘없이 구불구불 흐르는 물처럼 고정된 거처를 갖고
있지 않은 ‘빈승’과도 같으니 진정으로 ‘빈승’이고 ‘운수승’이라고 하겠습니다.

‘적수(滴水)’스님이라고 하는 일본 스님이 계신데 저는 이 이름을 아주 부러워했습니다. “한 방울 물의 은혜라도 솟아나는 샘물처럼 보답한다(적수지은滴水之恩 용천이보湧泉以報)”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중국의 문화전통이 아주 좋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불광산에서 신도들에게 음식과 간식을 제공하는 장소를 전부 ‘적수방(滴水坊)’이라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적수식(食)방’ ‘적수책방’ ‘적수꽃방’ ‘적수화방’ 등 모두 ‘적수’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제가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대만과 대륙본토에서는 정부에 상표등록을 하였는데 세상의 모든 은인들에게 감사하고 기억하겠다는 뜻입니다. 비록 ‘한 방울 물의 은혜’라도 저는 ‘솟아나는 샘물로 보답’ 합니다.

‘적수’ 이외에 빈승은 자연적으로 ‘운수’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불광산의 많은 건축물과 포교부서도 이 뜻을 따라 모두 ‘운수’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예로써 신도나 손님이 머무는 곳을 저는 ‘운수료(雲水寮)’라고 하였고 공양하고 숙소로 쓰는 곳을 ‘운거루(雲居樓)’라고 하였습니다. 전국 곳곳의 산간벽지 외딴 곳을 찾아가서 의료봉사를 하는 불광산 이동진료소조차도 저는 ‘운수의원’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30~40년전 빈승이 이미 50~60세였지만 아직 능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떠도는 구름처럼 흐르는 물길처럼 능력과 상황에 맞추어 포교하면서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십여 대의 의료봉사 차량으로 날마다 보무도 당당하게 각처의 산간오지로 찾아가서 봉사하였습니다. 저는 대형병원을 건립할 형편이 안 되었기에 건강하고 돈 있는 사람이 돈을 내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팀을 산간오지로 보냈습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질병을 치료하겠다고 어렵게 차를 갈아타고 도시로 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경제적인 부담도 덜어주고자 하는 빈승의 조그마한 마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운수의원은 실제로 많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록 시골에 정부에서 설립한 보건소가 있어서 우리들이 비슷한 업무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우리들이 무료로 진료를 해주다 보니 그들의 업무성적에 영향을 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남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점차적으로 ‘운수의원’을 축소하였고 지금은 불광산 입구의 ‘불광진료소’에서 인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외딴 곳에서의 의료봉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진찰을 받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빈승의 ‘운수’에 대한 편애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07년부터 40억원을 들여 50대의 도서차량이 점차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차량이 바로 ‘이동도서관’입니다. 운수도서차량 한 대마다에 수천 권의 도서가 실려 있는데 매일 외떨어진 산간과 교통이 불편한 바닷가와 오지를 찾아갑니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운수도서차량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찾아서 읽게 되는데 만화나 어린이 동화, 영웅전기, 열녀전 혹은 과학, 현대 신지식 등 각종 책자와 잡지, 예술출판물 등이 실려 있습니다.

이러한 운수도서차량은 ‘불광산문교기금회’에서 관할하고 있으며 여상 스님이 집행장으로서 관련 도서구매와 봉사자 훈련, 발전계획 등 업무를 관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금회는 대외적으로 성금을 모금하지 않으며 소소한 기부금도 없으며 적수방의 수입과 남화대학이 학교 밖에 지은 학생숙소의 임대료를 운수도서차량의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책값, 기름값, 차량유지비, 기사수당 등 매월 2억원 정도가 들어가고 일부 잡비지출까지 일년 동안 이미 30여억원이 들었습니다.

여상 스님은 이러한 수많은 어려움으로 얼굴을 찌푸리지만 아동교육에 대한 열정은 저와 다를 바 없어서 해마다 어린이들의 동화구연발표회, 어린이작가 글솜씨 경연대회,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어린이 즐거운 예술축제 등 행사를 계속해서 해마다 개최하고 있습니다. 매번 1000명이상의 어린이들이 참가하고 있고 심지어는 6~7만명이 넘게 참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마술을 가르쳐준다고 하면서 독서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운수도서 차량이 목적지에 도착하기만 하면 어린이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큰나무 아래나 운동장에 차를 세워놓고 차에 준비되어 있는 작은 의자도 내려놓아서 차 옆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일부 외딴 곳에 위치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과서 이외의 책자를 읽게 해주고 독서에 대한 흥미도 높여주는 도서차량이 찾아오는 것을 특별히 환영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외딴 곳에 위치하였거나 시설이 빈약한 초중학교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지혜를 가져다주고 즐거움을 가져다주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50대의 운수도서차량들이 선서를 마치고 깃발을 수여하게 되었을 때 당시 교육부 장관께서 직접 참가하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록 교육부의 한마디 말 혹은 글이나 한두 권 책자의 보조도 없었습니다. 빈승이 항상 사회를 위하고 나라를 위해야 한다고 말해왔지만 우리는 신도들에게 돈을 바라거나 정부에게 보조금을 요구한 적도 없습니다. 마치 고고하게 떠도는 구름처럼, 졸졸 흘러가는 물처럼 모두의 노력과 발심 속에서 운수도서차량이 가난한 시골이나 외떨어진 오지를 다니는 것을, 비록 아무도 모른다고 하더라도 응원하고 지지하는 인연은 자연히 있기 마련이라고 빈승은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은 다른 뜻이 있지 않고 빈승이 어려서 학교를 다니지 못해서 책을 읽지 못하는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소나마 능력이 되니 저의 어린 시절과 처지가 같은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쓰는 것이고 이 또한 삶에서 기쁘고 위안이 되는 일입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333호 / 2016년 3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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