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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으세요

기자명 원빈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6.03.08 11:28
  • 수정 2016.03.08 11:29
  • 댓글 1

2년 전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학인인 제게 처음으로 불교대학 강의를 제안했던 곳이 있습니다. 청주 무심천 곁에 자리한 용화사의 충북불교대학입니다. 아무런 자격도 갖추지 못한 저를 처음으로 불러주신 감사함으로 매년 청주에서의 강의는 빼놓지 않고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도 3월 첫째 주부터 불교대학에서 ‘불교입문’, 대학원에서 ‘법구경’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은 상대에 신뢰감 주고
두려움을 없애면 긴장도 풀려
당당하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남 눈치 보단 자신 인정 필요

지난해 말, 올해의 강의 일정이 정해지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2016년에는 어떤 주제로 강의를 이어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일정에 포함된 모든 강의가 공통으로 초기불교에 관련된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강의에서 공통으로 활용될 수 있는 초심 불자를 위한 교재를 기획했죠. 기획한 대로 겨우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집필을 마쳐 ‘읽기만 해도 신심 나는 법구경 이야기’가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책 제목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듯 이 책은 법구경 인연담을 소재로 한 부처님과 제자들, 그리고 진리에 대한 가르침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신심 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3개월 정도 강의를 하지 않았기에 긴장했던 것일까요? 강의를 준비하는데 자꾸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이미 충분히 고민한 끝에 교재까지 만들었는데 왜 이렇게 고민하는 것일까?’

자신의 실력을 믿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청중의 만족도를 100%로 만들고 싶어 하는 ‘욕심 많은 나’도 발견했습니다. 청년들에게 수없이 반복해서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을 믿어줘야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

긴장감으로 산란해져 있는 내 마음에, 청년들에게 했던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심호흡하며 나무토막처럼 가만히 있었죠. 마음이 점점 가라앉자 사로잡혀 있던 자만과 탐욕의 번뇌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번뇌의 여력이 남아 있었던 걸까요? 번뇌가 살아난 마음이 다시 기승을 부리려고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금강경’을 펼쳐 독송하기 시작했습니다.

‘금강경’을 3독쯤 했을 때 청중에게 좋은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좀 더 객관적인 결론이 드러났습니다. 제게 모자란 두 가지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첫 번째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었습니다. 강의하는 사람은 대중 앞에 서 있는 순간만큼은 자신감이 충만해야 합니다. 이 자신감은 청중들에게 신뢰감을 제공하고, 이 신뢰감은 강의의 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 원빈 스님
행복명상 지도법사
두 번째는 청중에게 외면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것입니다. 부처님조차 생전에 많은 모함과 비난에 노출되셨었죠. 외면당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시야가 좁아지고, 청중을 바라볼 용기가 없어집니다. 이 두려움에서 벗어난 사람은 긴장을 풀고 청중을 바라보며 함께 호흡하는 강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청중과 강사는 윈윈하여 훌륭한 강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런 경우는 일상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존재는 결코 당당할 수 없고, 당당하지 못한 존재는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당당해지고 싶다면, 눈치 보기 싫다면, 행복해지고 싶다면 남들 눈치 이제 좀 그만 보고 자신을 좀 더 인정해주는 것이 어떨까요?

[1334호 / 2016년 3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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