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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대승불교의 주인공들 ②

기자명 김정빈

대승불교, 설법사 의해 발흥되다

오늘날 불탑은 사찰 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부처님 당시에는 달랐다. 부처님께서는 입멸을 앞두고 제자 승려들에게 자신의 장례 문제는 재가신자들에게 맡기고 “너희는 수행에만 매진하라”고 말씀하셨고, 이에 따라 부처님께서 남기신 사리는 사찰이 아닌 전국 각지 시내 중심가에 세워진 탑에 봉안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불사리탑 앞에는 공양물들이 쌓이게 되었고,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불탑 관리하던 신자들
열정적으로 개혁 투신
시대의 흐름 받아들여
능동적으로 적극 대응

시간이 더 흘러 불멸 후 500년경이 되었을 때 승려들은 철학적 논의에 몰두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지적(철학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신자들과의 괴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사회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그 운동을 이끌어갈 동력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거대한 결과를 낳은 대승불교 운동을 이끌어낸 첫 번째 동력은 번쇄한 철학에 몰두하고 있는 승려들에게서 신자들이 느낀 괴리감이었다.

일부 신자들은 전통적인 불교에 만족했지만 다른 일부 신자들은 불교가 바뀌기를, 새로워지기를, 개혁되기를 원했다. 그 바람은 경쟁 관계에 있던 브라만교(힌두교)에 의해 더욱 강해졌다. 거기에 불멸로부터 대승불교 발흥기까지 500년간의 사회적 발전이 또 하나의 동력을 추가했다. 즉, 500년간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진 사회는 재가신자들의 경제적 능력을 향상시켰다. 그 능력은 불사리탑 주변에 쌓이는 공양물들이 많아지도록 하였고, 이 경제적인 힘이 대승불교의 발흥에 도움을 주었다.

종교는 기본적으로 ①교조(법의 체현 및 전파자), ②법(교리), ③조직(①과 ①· ②의 추종자들), ④경제라는 네 가지 요소로써 성립, 운영된다. 그러나 이는 교조가 살아 있는 때의 경우이고, 교조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종교의 구성 요소는 세 가지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정말로는 그렇지 않다. 교조가 세상을 떠나면 교조를 대신할 지도자가 등장함으로써 종교의 구성 요소는 여전히 네 가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는 가톨릭이다. 가톨릭은 교황이라는 특별한 지도자를 교조인 예수 그리스도의 대행자로 인정하는 종교인 것이다.

지도자의 위상은 종교 개혁기에 더욱 강력해진다. 대승불교에서 그 강력한 지도자 역할을 한 사람들은 불사리탑 주변에서 신행을 하던 불제자들, 스스로를 설법사라고 불렀던 이들이었다. 번쇄한 철학에 몰두하고 있는 승려들에게서 만족을 얻지 못한 일반 신자들의 새로운 불교에 대한 요구는 설법사들을 향해 흘러갔다.

설법사들 또한 그 흐름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처음, 그들은 불사리탑과 거기에 바쳐지는 공양물을 관리하는 일에만 전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공양물이 더 많이 쌓이고 사람들이 불사리탑 주변에 더 많이 모이자 그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불법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그들은 출가 승려가 아니었지만 승려나 다름없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즉, 그들 설법사들은 ①기본적으로는 승려로서의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 아닌 재가신자였지만 ②종교에 전념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단순한 재가신자가 아닌 전문적인 불교인이었다. 필자가 본고 ‘4’(본지 1328호)에서 논의한 바 있는 종교의 내재적 관점 외재적 관점에서 볼 때 승려들은 내재적 관점만을 갖고 있었고, 설법사들은 그와 함께 외재적 관점도 갖고 있었다.

외재적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사찰 밖 세속 사회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다는 것, 즉 재가 신자들을 보다 더 잘 이해한다는 것을, 신자들의 입장을 설법에 반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한편 그들은 내재적 관점도 아울러 갖고 있었다. 바꿔 말해서 그들은 기존 경전의 교리에 통달해 있었다.

불멸 후 400년경, 그동안 구송으로만 전해져오던 불교 경전은 문자로 기록되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불멸 후 500년경, 원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불교를 연구할 수 있을 만큼 경전이 널리 유통되어 있었다. 이 점을 활용하여 설법사들은 경전을 깊이 연구하여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그들은 불교를 내외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입장을 활용하여 불교의 개혁을 열정적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김정빈 밝은불교신행원장 jeongbin22@hanmail.net
 

[1335호 / 2016년 3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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