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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재건축 다보수련원 부실공사로 붕괴위험”

  • 신행
  • 입력 2016.03.24 20:00
  • 수정 2016.03.24 23:32
  • 댓글 11

진흥원, 증개축공사 했지만
일부 건물 균열·침하 심각
“2013년부터 이용객 전무”
법당엔 먼지만 수북이 쌓여
건물 곳곳에 곰팡이로 얼룩
장경호 거사 흉상주변 부식

▲ 정기적인 예불이나 법회가 열리지 않아 먼지가 수북한 다보수련원 법당 내부.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김규칠, 이하 진흥원)이 대원 장경호 거사의 유지를 이어 한국 재가불교교육의 근본도량으로 삼고자 설립한 괴산 다보수련원이 외부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흥원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다보수련원에 대한 증개축 공사를 진행했지만 수련시설로는 적합하지 않게 시공됐을 뿐 아니라 일부 건물은 부실공사 의혹으로 붕괴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법보신문이 최근 괴산 다보수련원을 찾아 운영 실태를 확인한 결과 지난 2013년 진흥원이 증개축 공사를 진행한 이후 수련원 이용객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보수련원은 1993년 진흥원이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 현대화라는 이념을 구현하고 재가불자들의 수련공간을 마련하고자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인근 54만평을 매입해 건립됐다. 이후 다보수련원은 불교단체 등의 수련회와 불교학술회의 등이 꾸준히 열리면서 재가신행운동의 산실로 평가됐다. 그러나 관리부실과 이용객 감소로 다보수련원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보수련원 관계자에 따르면 증개축 공사를 진행하기 이전까지 연평균 250일가량 다보수련원이 수련시설로 이용됐지만 공사를 진행한 이후 수련원을 찾는 이용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증개축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김규칠 이사장이 가족과 함께 한두 차례 방문하고 2014년 다보수련원 증개축 개원 법회 때 진흥원 직원들이 이용한 것이 자신이 알고 있는 다보수련원 이용객의 전부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 진흥원은 20여억원을 들여 다보수련원에 대한 증개축 공사를 진행했지만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중 수련동 지하는 마감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건물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돌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처럼 수년째 이용객 없이 방치되면서 지난해 증개축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건물 내부는 곰팡이로 얼룩지고 수도배관 주변에 녹이 슬어 있는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특히 정기적인 예불이나 법회조차 없어 다보수련원 법당에 먼지가 수북하고, 수련원 건물 내부는 공사에 사용됐던 자재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어수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다보수련원의 증개축 공사가 처음부터 수련시설로는 적합하지 않게 시공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진흥원은 지난 2013년 1월, 2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다보수련원의 증개축 공사를 진행했다. 1993년 건립돼 노후된 다보수련원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통해 수련시설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진흥원은 스님들의 참선수행 등을 위한 공간으로 수련동(이언재) 내부를 리모델링하고 대중 수련동과 요사채(여럿공부집) 등을 추가 건립했다.

▲ 수련동(이언재) 지하는 습기로 인해 천정이 곰팡이로 얼룩져 있고, 습기 제거를 위해 임시로 천정에 구멍을 냈다.
그러나 진흥원이 증개축한 다보수련원은 수련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재가불자들이 상시 수련할 수 있는 용도로 건립된 대중 수련동은 단위가족 외에는 단체 수련객이 사용할 수 없는 구조로 시공됐다. 수련동 내부에 큰 방이 2개가 있어 2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샤워시설이 없을뿐더러 화장실도 남녀공용 1개에 불과해 단체 수련객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수련동(이언재) 1층 로비에는 진흥원 설립자 대원 장경호 거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습기로 인해 대리석이 부식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존시설을 개보수한 수련동(이언재)도 관리부실로 대한불교진흥원의 설립자인 대원 장경호 거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 1층 복도에는 습기로 인해 대리석 바닥에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중샤워시설 등이 있는 지하 1층은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 천정은 곰팡이로 얼룩져 있었으며, 습기 제거를 위해 임시로 천정 곳곳에 구멍을 낸 것도 확인됐다.

다보수련원 관계자는 “지금도 가끔 수련원 이용에 대한 문의가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시설로는 단체 수련객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다보수련원에 대한 증개축 과정에서 부실하게 공사가 진행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요사채 건물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으며 건물 내부 바닥은 움푹 들어간 곳이 발견돼 붕괴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준공 이후 지하층에 임시로 ‘H빔’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는 임시조치에 불과해 건물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안전진단 등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붕괴위험이 제기되고 있는 요사채(여럿공부집) 지하는 임시로 H빔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진흥원은 "H빔은 임시 설치물이 아니라 본 건축물의 구조물로 시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진흥원은 ‘수련객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개원식 후 시범적으로 지난해 5월28~29일 젊은불자 10명이 워크숍을 진행했고, 학자 2명이 지난해 6월, 1주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며 “올해 봄(4월)부터 본격적인 수련을 실시하기 위해 언론 홍보 광고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흥원은 “젊은불자”와 관련해 “불교학생회 출신의 젊은 불자들의 공부모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 1주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는 학자 2명에 대한 신원도 공개하지 않았다.

진흥원은 또 부실공사 의혹과 관련해 “안전진단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받았다”며 “지하층의 H빔은 임시 설치물이 아니라 본 건축물의 구조물로 시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흥원은 이어 “안전진단 검사를 2014년 10월 진행했고, 같은 시기 H빔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흥원의 주장대로 H빔이 본 건축물의 구조물이었다면 건축공사 과정에서 H빔이 설치됐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H빔 설치의 주목적은 건축구조물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물이 완공된 이후 안전진단 검사를 받을 당시 H빔이 설치됐다면 공사과정에서 H빔 설치가 누락됐거나 구조물에 대한 안전문제가 제기되면서 급히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37호 / 2016년 3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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