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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의 고군분투

기자명 화령 정사
  • 법보시론
  • 입력 2016.04.04 17:34
  • 수정 2016.04.12 11:03
  • 댓글 0

금년 3월 초 그간 세간을 놀라게 했던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인권유린 혐의가 경찰의 조사에 의해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2014년 12월에 박현정 전 대표가 직원에 대한 언어폭력과 성추행 등을 저질렀다는 서울시향 직원들의 호소문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1년여에 걸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조사에 의해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2014년 12월 서울시향 직원 17명(현재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중 7명은 가공인물임이 밝혀졌다)이 박현정 대표가 직원들에게 인격모독적인 막말을 예사로 하고, 심지어는 남자직원을 성추행했으며, 행정적으로도 많은 비리를 저질렀으니 대표직에서 해임시켜달라는 호소문을 언론에 흘리면서 대서특필됐다.

처음으로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박현정씨에게 숱한 비난을 퍼부었고 파렴치한 폭군으로 매도했었다. 미국 하버드대학 박사에 삼성생명 전무까지 지낸 사람이 갑질을 한다는 논란까지도 일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막말이나 하고 성희롱이나 하는 이상한 여자로 낙인찍혀 사람들 대하기가 무서웠다고 한다. 이후 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제기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비리의혹이 서울시 감사에서 사실로 드러났고, 정 전 감독의 항공권 부당 이용 등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그동안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드러난 윤곽은 서울시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운영되던 서울시향은 정명훈 전 감독의 입김 하에 온갖 부정과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박현정씨가 대표로 부임하면서 이를 바로 잡으려했고, 이 과정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정명훈씨와 그의 아내 구모씨가 공작해 박 전 대표에게 누명을 씌웠던 것이다. 구모씨는 정 전 감독의 비서였던 백모씨에게 박 전 감독을 퇴진시켜달라는 호소문을 유포하게 했고, 곽모씨에게는 성추문을 조작하라고 사주했던 모양이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박현정 전 대표가 1년여 동안 속앓이했을 심정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경찰은 모함에 가담했던 서울시향 전·현직 직원 10명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정 감독의 부인 구모씨는 미국 국적에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어 강제소환이 어려워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대해 정명훈씨는 입국을 거부한 채 최근 박 전 대표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아무튼 경찰과 검찰에서 이 사건을 잘 마무리 할 것으로 믿는다.

이번 사건은 어떤 면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명성을 앞세워 기득권을 누리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사람에게는 조직적으로 탄압하고 모함하는 세태가 어찌 서울시향 하나뿐이겠는가. 국적은 외국에 두고서 고국에 빨대를 꽂고 단물만 빨아먹으면서 배은망덕 하는 무리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이 있다. 정명훈씨의 경우 예술가로서의 명예도 뒤로 한 채 떳떳하지 못한 처신으로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킨 것도 모자라 오히려 대한민국이 자신을 모욕하고 버렸다고 호도하면서 몸을 숨기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매도에 동조했던 서울시 공무원들과 일부 언론은 일말의 미안한 감정과 부끄러움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시향의 진정한 참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식은 사과가 아닌 예산 타령뿐이다. 130명의 단원이 1년에 200억원 가까운 세금을 쓰면서도 예산이 부족하다고 불평하고, 앞으로 1900억원을 들여 대형콘서트홀을 만들겠다고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시향이고, 누구의 돈으로 운영되는 곳이며, 이런 것들이 서울시민의 삶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묻고 싶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것인 국악의 육성과 보존에는 얼마나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지 궁금하다. 세계에 내세울 것은 결국 우리 고유의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도 유명인들의 명성을 무조건 추앙할 것이 아니라 진면목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현정씨의 고군분투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낸다. 

화령 정사 총지종 교육원장·철학박사 padmalee@hanmail.net
 

[1338호 / 2016년 4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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