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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향한 부처님의 당부

20대 총선이 막을 내리면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 의석수를 앞지르며 제1당으로 올라섰다. 국민의당도 호남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원내교섭단체 진입에 무난히 성공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의 지중함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희비 교차
국민이 주권자임 거듭 확인
불경엔 통치자 10대 의무 명시
실천하면 자신도 국민도 행복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재연된 이유로 현 정권의 민생·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냉엄한 심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합의, 테러방지법 강행 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표출된 결과라는 풀이들도 있다.

각 지역구별로 압도적인 승리가 있는가 하면 불과 수십 표로 당락이 결정되는 등 전국 253개 선거구마다 갖가지 사연에 환호와 탄식이 쏟아졌다. 아직 절차가 남아있지만 당선자들은 5월30일부터 4년간 의정활동에 들어간다.

정치는 국가와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근간이다. 그렇기에 세간의 일에 깊이 개입하지 않았던 부처님도 종종 정치와 관련해 언급하고는 했다. 부처님이 살았던 2600여년 전 인도는 정치적으로 극도의 혼란기였다. 많은 위정자들이 국민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국민에게 과중한 세금을 부과했으며, 잔인한 형벌을 가했다. 부처님은 억압과 차별이 피지배자는 물론 지배자도 불행하게 한다고 보았다. 그렇기에 위정자들은 누구보다 지혜롭고 자비로워야 하며 정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리랑카 장로이자 저명한 불교학자였던 월폴라 라훌라(1907~1997) 스님은 자신의 저술 ‘붓다의 가르침과 팔정도’(전재성 역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간)에서 ‘본생경’에 등장하는 ‘통치자의 10가지 의무’에 대해 소개했다. 여기에서 통치자는 대통령을 비롯한 각료, 법률가, 행정가, 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통치자는 1. 베풀어야 한다. 재산에 대한 애착과 갈망을 버리고 그것을 분배해 국민복지에 써야 한다. 2. 도덕적이어야 한다. 적어도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의 오계를 지켜야 한다. 3. 희생적이어야 한다. 국민의 이익을 위해 모든 개인적인 안락, 명예, 명성, 생명까지 버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4. 정직해야 한다. 의사표현에 신중하고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된다. 5. 친절해야 한다. 온순하며 자비로운 성격을 지녀야 한다. 6. 고행을 해야 한다. 사치스럽지 않고 늘 소박해야 한다. 7. 분노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도 원한을 품지 말며, 증오, 악의, 반목이 없어야 한다. 8.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비폭력을 견지하며 평화를 증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9. 인욕을 닦아야 한다. 인내와 용기와 관용과 이해로 곤경, 어려움, 모욕 등을 침착하게 견뎌내야 한다. 10. 화합으로 다스려야 한다. 국민 의향을 거스르지 말고 국민 복지를 유도할 수 있는 방책이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 이재형 국장
월폴라 라훌라 스님은 불경에 등장하는 ‘통치자의 10가지 의무’가 단지 이상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과거 인도의 아쇼카왕같이 통치자의 의무에 충실해 국가를 이끌었던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 후보들은 물론 대통령이 지향해야 할 정치철학도 여기에 있다. 10가지에 충실하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 자명하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340호 / 2016년 4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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