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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능견불(卽能見佛)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다

단식중생(但識衆生)하면 즉능견불(卽能見佛)이요 약불식중생(若不識衆生)하면 멱불만겁(覓佛萬劫)하여도 불득견야(不得見也)이다. 육조혜능 스님의 가르침을 담은 ‘육조법보단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풀이하면 “중생을 알면 능히 부처를 볼 것이요, 만약 중생을 알지 못하면 만겁토록 부처를 찾아도 보지 못할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즉능견불(卽能見佛)은 “능히 부처를 볼 것이다”라는 뜻이다. 물론 조건이 있다. 중생을 알면 그렇다는 의미다. 중생을 안다는 것은 중생이 바로 부처임을 알라는 의미다. 중생이 곧 부처이기에 중생을 떠난 부처란 있을 수 없다.

4·13총선이 끝났다. 선거는 끝났는데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선거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났다. 과반의석을 점유했던 여당이 30석이나 잃고 원내 1당의 위치를 빼앗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야권의 분열과 고령화에 따른 중장년층의 증가에도 반사이익 대신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사람들은 집권여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국민이 죽비를 들었다고 평가한다. 대통령은 자신의 뜻에 반한다며 여당의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로 몰아붙여 쫓아냈다.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도 국회 탓으로 돌렸다. 선거를 앞두고는 진실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함량미달의 측근들을 대거 공천했다.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 불통의 정치는 결국 집권여당의 몰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중생을 알아야 부처를 볼 수 있듯이 국민을 알아야 대통령의 권력도 유지될 수 있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다. 대통령의 권한은 단지 국민에게 위임받은 것일 뿐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알지 못한 것 같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 이번 선거패배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어떻게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대통령의 임기는 1년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이 등을 돌렸으니, 이제 레임덕이라 불리는 권력누수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라도 ‘즉능견불’의 의미를 되새겨보길 권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40호 / 2016년 4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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