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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살생 ②

기자명 일창 스님

대상의 덕목·크기 다르면 살생업도 달라져

지난 호에서는 살생의 구성요건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서 살생의 나쁜 과보에 대해 설명하겠다.

부모·아라한 죽이면 무간지옥
남편의 손님 식사 대접 위해
양 머리 잘라 반찬 만든 부인
양털 수만큼 머리 잘리는 고통

살생을 하면 그 과보로 지옥 등의 사악처에 태어나고 설령 사람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수명이 매우 짧은 과보를 겪는다. 그 외에도 신체적인 여러 장애를 가지게 되고 용모가 훌륭하지 않으며 몸에 힘이 없다. 또한 행동이 민첩하지 않고 사소한 것에도 잘 놀란다. 다른 이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병도 많으며 주위에 따르는 대중도 적다. 살생을 삼간다면 그와 반대의 결과를 누릴 수 있다.

‘살생하면 신체장애 용모불손 힘이 없고 민첩 않고 잘 놀라고 죽음 당해 병이 많고 대중 없어 단명하는 허물 많아 삼가하면 반대결과.’

이러한 살생업의 나쁜 결과도 그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큰 덕목을 갖춘 대상을 죽이는 것이 작은 덕목을 갖춘 대상을 죽이는 것보다 더 큰 과보를 겪는다. 만약 아버지나 어머니, 아라한을 죽였다면 오무간업에 해당되어 즉시 무간지옥에 태어나는 제일 나쁜 과보를 받는다. 또한 몸집이 큰 대상을 죽이는 것이 몸집이 작은 대상을 죽이는 것보다 더 큰 과보를 받는다. 예를 들어 모기를 죽이는 것보다 개를 죽이는 것이, 개를 죽이는 것보다 코끼리를 죽이는 것이 더 큰 고통을 받는다.

살생의 대표적인 일화를 소개해 보겠다. 과거에 한 여인이 남편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의 친구가 찾아왔다. 그 여인은 부인된 도리로 남편의 손님에게 식사를 잘 대접하기 위해 하인에게 고기를 사 오도록 시켰다. 마침 그날 포살이 있어서 시장에는 미리 정육된 고기가 다 팔렸고 새로 정육된 고기도 없었다. 하녀가 돌아와서 “시장에 고기가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그 여인은 집 뒤에서 기르던 암양의 머리를 잘라 반찬을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했다. 물론 남편 친구에게 고기가 없는 반찬을 대접하면 남편 체면이 상할까봐 양을 직접 죽여 반찬을 대접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살생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여인은 죽어서 바로 지옥에 태어나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고, 지옥에서 벗어나 축생이나 사람의 생에 태어났을 때라도 그 양의 털 숫자만큼 머리가 잘려 죽었다고 한다. 양의 털이 얼마나 많은가는 헤아리기 어렵다. 그 정도로 많은 생을 자신이 행한 행위와 비슷하게 머리가 잘려 죽었다는 뜻이다.

또한 한 농부는 쟁기질을 하다가 쟁기를 끌던 소가 말을 잘 듣지 않자 화가 나서 소의 목을 짚으로 둘러싸서 불태워 죽였다. 그 과보로 오랜 세월 지옥에서 불타는 고통을 겪은 뒤 아직 과보가 다하지 않아 일곱 생 동안 계속해 까마귀로 태어나 하늘을 날아가다 불이 난 풀더미에 목이 휩싸여 죽었다. 그리고 자신이 기르던 개가 자꾸 쫓아와 성가시게 한다는 이유로 모래가 가득한 항아리를 밧줄로 개목에 묶어 연못에 빠뜨려 죽인 과보로 역시 지옥에서 괴로움을 겪은 뒤 100생 동안 비슷하게 모래가 가득한 항아리가 묶여진 밧줄에 목이 매달려 물속에 빠져 죽었다는 일화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살생행위는 다른 악행들보다 중생들에게 빈번하게 일어난다. 물론 인간세상만 살펴보면 의외일 수 있지만 축생의 삶을 잘 살펴보면 그 사실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살생행위는 다른 행위들보다 거칠고 잔인하다. 이러한 이유로 부처님께서 오계 중에서도 살생에 대해 제일 먼저 언급하셨다. 이상으로 살생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다. 다음 호에서는 도둑질에 관해 설명하겠다.

조금 남는 지면을 통해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삼귀의와 오계는 불자의 기본으로서 법회나 의식에서도 행해지고 있다. 경전을 독송하기 전이나 수행을 하기 전에도 수지한다. 하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삼귀의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히 알아보았다. 이제 오계와 관련해 그 의미와 구성요소, 나쁜 결과 등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바르고 자세하게 알고서 잘 실천하기를 기원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40호 / 2016년 4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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