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 도둑질

기자명 일창 스님

빌린 물건이라도 안 돌려주면 도둑질 과보

도둑질(adinnādāna)이란 주인이 주지 않은 재산을(adinna) 취하는 것(ādāna), 즉 훔치는 것을 말한다. 도둑질의 구성요소도 살생과 마찬가지로 다섯 가지이다.

다른 이 소유했다는 인식하고
훔치려는 의도 가지면 도둑질
스스로 인지 못한 경우도 많아
도둑질 관련 세심한 주의 필요

‘타인소유 인식하고 훔칠의도 행위해서/ 실제가져 도둑업의 다섯가지 구성요소.’

첫째 다른 이의 소유여야 한다. 실제로는 자신의 소유인데 그것을 모르고 다른 이의 것이라 생각하고 가진 경우는 도둑질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축생이 소유한 것이라도 훔치면 도둑질에 해당된다. 둘째 다른 이가 소유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훔쳐야 도둑질이 된다.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버려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진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중에 다른 이의 것이라고 알았을 때는 돌려주어야한다. 만약 안 돌려주면 이 요소가 충족된다.

세 번째 훔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훔쳐야 도둑질이 된다. 다른 이가 소유한 물건임을 알더라도 훔치려는 의도 없이 소유주와 친해서 소유주가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주인 모르게 가지거나 잠시 빌리려는 것은 이 요소가 충족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유주가 마음이 상해 다시 달라하면 돌려주어야 한다. 만약 안 돌려주면 이 요소가 충족된다.

네 번째 요소인 훔치는 행위에는 앞에서 언급한 직접 훔치는 것, 시키는 것, 칭송하는 것, 동의하는 것 외에도 매우 다양하다.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서류를 조작하여 가지는 것, 세금을 고의로 납부하지 않는 것, 저작권을 무시하고 불법복제 하는 것 등도 포함된다.

다섯 번째 실제 자기 소유로 했을 때 도둑질이 성립되어 악처에 태어나게 하는 등의 나쁜 결과를 줄 수 있게 된다. 이 도둑질 불선업은 매우 섬세해서 쉽게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끔씩 스스로 도둑질을 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쉽게 일어난다. 예를 들어 정해진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버스에 탄 뒤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정직하지 않은 마음으로 그냥 내리는 경우, 혹은 다른 이에게 잠시 빌린 물건을 정직하지 않은 마음으로 이리저리 둘러대어 말하면서 주지 않는 경우도 다 도둑질에 해당된다.

잠시 다른 이에게서 물건을 빌린 경우, 주인이 그 물건을 돌려달라고 했을 때 ‘내가 언제 그것을 빌렸습니까?’라고 하면서 정직하지 않은 마음, 즉 그것을 그대로 훔쳐 가지려는 마음으로 주지 않았다면, 주인이 ‘내 물건을 더 이상 돌려받을 수 없다’고 결정하는 순간 돌려주지 않은 이에게 도둑질 불선업이 성립된다.

도둑질을 하면 그 과보로 지옥 등의 사악처에 태어나고 설령 사람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재산이 매우 적은 과보를 겪는다. 그 외에도 굶주림과 배고픔의 고통,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 물이나 불 등 다섯 원수에 의해 재산이 손실되는 고통 등 여러 가지 과보를 겪는다.

‘도둑과보 재산적어 고통기갈 구부득과/ 재산손실 물불도적 나쁜상속 나쁜왕의/ 다섯원수 재산파괴 허물많아 삼감반대.’

살생과 마찬가지로 도둑질의 나쁜 과보도 훔친 재산의 가치, 소유주의 덕목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즉 비싼 물건을 훔칠수록, 많이 훔칠수록, 소유주가 지계나 삼매 등의 덕목을 많이 갖출수록 과보가 더욱 크다.

‘니미 자따까’에는 이전 생에 도둑질한 과보로 삿띠수다나라는 지옥에 태어난 이들이 불길이 활활 타오로는 창으로 양 겨드랑이를 찔리면서 고통을 당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네 명의 여인들이 저울의 눈금을 속이는 등으로 돈을 벌다가 나이가 아직 젊었음에도 죽어 아귀로 태어나게 되었다. 자신들이 행한 잘못들에 대한 후회뿐만 아니라 남겨진 남편이 다른 여인들을 아내로 맞이하여 자신들이 애써 모은 재산을 누리고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되어 참지 못하고 “정직하게든 정직하지 않게든 우리들이 애써 모은 재산을 다른 사람들이 다 사용하며 누리고 우리는 고통만 당하는구나”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고통을 하소연했다고 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41호 / 2016년 4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