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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정치, 이 시대의 단상

기자명 박동춘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트럼프의 막말 파동은 양극화와 경기침체, 실업, 중산층의 붕괴 등이 정치적 배경이라고 한다. 실제 막말은 기득권에 대한 상대적 반발과 피해의식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중들의 관심과 호응은 열렬하고도 뜨겁다.

연일 신문 지상을 달구는 이런 사회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필리핀, 브라질, 스페인 등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한 나라들이 하나같이 겪고 있는 사회현상이다. 막말이 가진 위력은 이미 정치적으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언제나 대중은 기득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현 사회에 팽배된 양극화와 실업문제는 피부에 닿는 대중의 생존 문제이지만 해결의 묘안이 없는 듯하다. 따라서 순화된 어휘로 포장된 기득권의 정치적 이중성을 알고 있는 대중은 기득층의 순화된 언어에 괴리가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 과대 포장된 기득권의 정치적인 언어는 이미 빛을 잃었으며 그 권위를 상실한 것도 이 시대의 현상이다.

막말은 거칠지만 솔직하며 단순하다. 그러므로 파괴력이 크다. 더구나 막말은 분노를 표출하는 극단의 선택이다. 막말 속에는 원망과 자포자기, 답답함, 전투적 방어 태세도 포함되어 있다. 순화되지 않았기에 전달의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정치인의 막말에 동조하는 대중의 환호는 소박한 자유의지와 평등을 향한 또 다른 의지의 표출이 아닐까. 결국 막말 트렌드(trend)는 이미 기득권을 향한 대중들의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이런 도전적인 움직임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분노의 정치’라고 명명된 작금의 사회현상에는 시대적 모순을 해결해 보려는 다중의 자생적 용트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말에 선동되는 대중의 심리는 다분히 폭력적이고 거칠다는 점에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도 같다. 절제의 미덕은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통제의 미학이다. 그러기에 막말의 사회적 현상은 우려되는 바가 큰 것이다.

막말은 분노를 담고 있는 단선적인 언어이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분별이나 방향성에오류를 범할 수 있다. 더구나 이런 사회적 현상은 극단의 표출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단발적인 현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하더라도 대중의 욕구와 변화를 갈망하는 요구는 이미 되돌릴 수 없을 강을 건넌 것이다. 결국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온 것은 민(民)의 욕구였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누구보다 순수했고 소박했던 일부일부(一夫一婦)였다. 그러기에 이들의 선험적 선택, 즉 공존을 향한 이들의 의지에 기대를 걸어 본다.

자고이래로 기득권의 탐욕은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자본의 탐욕은 결국 양극화와 실업의 문제를 유발시킨 요인이기도 하다. 기득권의 무절제한 탐욕과 물질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말단의 사회현상으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의 인과응보이다. 결국 막말파동의 신드롬은 대부분 양극화와 실업문제가 첨예화된 나라에서 생긴 사회현상이라 점에서도 그렇다. 실제 경제난에 봉착한 나라들은 하나같이 막말 파동을 겪고 있다.

한국 또한 이런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이다. 이 문제는 결국 우리가 해결한 문제일 뿐이다. 성숙한 공존의 자세와 배려가 요구되는 시기이다. 한편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우려를 표한다. 이는 내편인가 아닌가라는 무차별적인 피해의식에서 나온 것이란 점에서 서로가 피해자가 되는 극단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는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는 중이다. 21세기에 당면한 인류의 위기 위식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아픔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요구되는 건 인내심과 긍정을 향한 의지가 아닐까.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 dongasiacha@hanmail.net

 [1344호 / 2016년 5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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