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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거짓말

기자명 일창 스님

거짓말 하는 사람이 하지 못할 악행은 없다

틀리게(musā) 말하는 것(vāda)이 거짓말이다. 거짓말이 성립되는 요소는 네 가지이다.

거짓내용 속일마음 행위해서 알고믿어
망어업의 네요소뿐 해치려해 업궤도돼

상대방 해치려하지 않았다면
업 궤도에까지 도달하진 않아
거짓말 하면 사악처에 태어나
치아 고르지 못하고 입안에 병

‘거짓 내용’이란 본 것을 보지 않았다고, 들은 것을 듣지 않았다는 등으로, 혹은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는 등으로 하는 말이다. 또한 속이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말을 해야 거짓말이 된다.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는데 상대방이 오해해서 잘못 이해한 경우는 거짓말에 해당되지 않는다. 거짓말의 행위에는 단지 말로 속이는 것 외에도 몸으로 속이거나 몸과 관련된 물건으로 속이는 것도 해당된다. 예를 들어 망치를 빌리러 온 사람이 ‘망치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집에 망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빌려주기 싫어 손을 저었다면 몸으로 속이는 행위로 거짓말에 해당된다. 혹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다른 사람들이 이 내용대로 알기를’이라는 의도로 종이에 써서 외부에 게시하는 행위도 몸과 관련된 물건으로 속이는 행위에 해당된다. 이렇게 속였을 때 상대방이 그대로 알고 믿으면 거짓말 불선업에 해당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단지 거짓말을 삼가는 계목만 무너지지 업 궤도에는 도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다음 어느 생에 사악처에 태어나게 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숲에 놀러가려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숲에 가면 호랑이가 물어간다”라고 말하는 경우, 실제로 호랑이가 없지만 아들의 안전을 위해서 거짓으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지 계목만 무너질 뿐 사악처에 태어나게 하는 과보는 없다. 더 나아가서 연민의 말이기 때문에 계목 자체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결정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하지 못할 악행이란 없다”고 ‘법구경’에 설해져 있다. 보살의 경우 다른 살생 등의 악행은 가끔씩 범할 때가 있었지만 다른 이의 이익을 해치려는 의도가 포함된 거짓말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단지 목숨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거짓말을 한 경우는 있는데, 예를 들어 원숭이로 태어난 어느 생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악어에게 자신의 심장을 나무에 걸어놓았다고 말하면서 위험에서 벗어난 일화가 ‘본생담’에 소개되어 있다.

거짓말도 도둑질처럼 쉽게 범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개를 일부러 위협하는 경우도 거짓말에 해당된다.

거짓말을 하면 그 과보로 지옥 등의 사악처에 태어나고 설령 사람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비방을 많이 받는다. 그 외에도 말을 더듬고 치아가 고르지 못하고 입병이 많이 생긴다.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고 감각기관이 맑지 않고 용모가 불순하다. 자신의 말에 권위가 없어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는다. 말이 거칠고 경박하다. 마음에 들뜸이 많다.

거짓말해 말더듬어 치아불균 입안에병
피부건조 감관탁해 용모불순 권위없어
입이걸어 경박하여 마음들떠 삼감반대

깟사빠 부처님 당시에 끼밀라라는 나라에 한 수다원 거사가 다른 500명의 거사와 함께 선업을 행하고 있었다. 그 부인들도 가끔씩 정사로 가서 같이 선업을 쌓았다. 어느 날, 부인들이 정사로 가는 도중에 한 곳에서 쉬고 있을 때 근처에 있던 술꾼들이 수다원 거사의 부인과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내기를 하였다. 한 술꾼이 그 내기에 이기게 되자 내기에 진 다른 술꾼들이 그 사실을 거사에게 알렸다. 아내가 돌아왔을 때 거사가 그 사실에 대해서 물었다. 그녀는 “관계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말이 거짓말이라면 평생 개에 물릴 것입니다”라고 공언했다. 거사는 다른 부인들에게도 물었고 그녀들도 “우리들은 모릅니다. 만약 이 말이 거짓말이라면 평생 그 부인의 하녀가 될 것입니다”라고 공언했다. 수다원 거사의 아내는 죽어 궁전아귀로 태어나 낮에는 천상의 영화를 누리다가 밤에는 코끼리만한 개에게 물어  뜯기는 고통을 받으며 살게 되었다. 동료 여인들도 그 여인의 시중을 드는 하녀인 궁전아귀로 태어났다고 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44호 / 2016년 5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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