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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부기상(有丈夫氣象)

화투짝 훼불논란의 결말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시끄럽다.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작품이라고 속여 팔아온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조씨의 대작 의혹에 불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조씨가 지난해 부천 석왕사에서 영담 스님, 신정아씨와 함께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씨의 전시회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당시 전시회의 큐레이터를 맡았던 신정아씨는 2007년 학력을 위조해 동국대 교수로 임용됐다가 사기행각이 탄로나 실형을 살았던 인물이다. 종단에서 공권 정지 10년의 중형에 처해진 영담 스님 또한 학력을 위조한 사실이 밝혀져 동국대에서 학위가 모두 취소됐다. 무엇보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조씨가 석왕사 천상법당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화투짝 배경에 십자가를 들고 있는 자신의 그림을 그려 놓고 ‘웃는 부처와 하얀 십자가’라는 제목을 붙여 훼불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그 그림마저 대작 논란으로 불자들에게 또 다시 모멸감을 주고 있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그림을 샀던 사람들이 하나 둘 “조씨의 처벌을 바란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 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가귀감’에 ‘유장부기상(有丈夫氣象)’이라는 구절이 있다. “장부의 기상이 있다”는 의미다. 원문은 “유죄즉참회(有罪則懺悔)하고 발업즉참괴(發業則慙愧)하면 유장부기상(有丈夫氣象)이요 우개과자신(又改過自新)하면 죄수심멸(罪隨心滅)”이다. “허물이 있으면 참회하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장부의 기상이 있다고 할 것이며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하면 죄업 또한 참회하는 마음을 따라 사라진다”는 뜻이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다른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경책으로 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우기다가 더 큰 허물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사람도 있다. ‘선가귀감’의 가르침을 신성한 법당에서 화투짝 그림으로 장난을 친 사람들이 깊이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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