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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푸티상사의 지상법문] 37. 운명의 주도권자는 바로 나 ①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6.05.31 14:25
  • 수정 2016.05.31 14:26
  • 댓글 0

터럭 하나 뿐이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큰 부자

 
가난이란 무엇인가? 그럼 부자란 또 무엇인가? 서로 나누어 향유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큰 부자이고, 자기 터럭하나도 다른 사람과 나누지 못하는 사람이 가장 가난한 사람이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

허름한 흙집에 살던 조부는
늘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서
가난한 이들에게 밥 나눠 줘

심경에 변화 일으킬 수 있으면
타고난 운명도 이에따라 변화
법당서 청소하는 소소한 일도
노력해 할 수 있다면 큰 공덕 

예전에 굉장한 부자를 만난 적이 있다. 어느 날 그는 나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상사님, 제 운명을 한번 봐 주십시오. 제 운명은 어떻습니까?”

나는 그가 큰 부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관상만 보자면 그대는 돈이 많은 사람이군요.”

그리고 다시 그의 손금을 보고 말했다.

“그러나 그대는 아주 가난한 부자군요.”

그는 어리둥절해 하며 다시 되물었다.

“상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건 어떤 운명을 뜻하는 겁니까? 부자면 부자고, 가난하면 가난한 것이지, 가난한 부자라니요. 저는 상사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나는 그대가 저 문을 들어설 때부터 그대의 운명을 보기 시작했소. 그대의 운명은 그 차림새에서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군요. 그대의 구두는 낡아서 너덜거리고, 그대는 치약도 아까워 양치질도 하지 않는가보군요. 당신의 이런 행색에서 어디에 돈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옆에 있던 그의 부인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상사님, 맞습니다. 맞아요. 이이는 정말 가난합니다. 치약도 아까워서 쓰지 않을 정도랍니다.”

내가 그의 부인에게 물었다.

“남편의 구두는 언제 산 것입니까?”
“20여 년 전, 결혼할 때에 산거에요.”

부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남편은 큰소리로 화를 내며 말했다.

“이 구두는 우리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산 것이잖소.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에, 당신을 감동시키려고 결혼식 이후로 일부러 이 신발만을 신는 것이오!”

남편의 말에 내가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대의 부인이 매일 면사포를 쓰지는 않는군요. 그랬다면 누군가가 신고해 부인을 정신병원에 보냈을 겁니다. 아내가 남편을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면사포를 쓰고 있을 수 없다는 걸 꼭 집어 말해야 낡은 구두에 대한 그대의 변명이 얼마나 궁색한지 알 수 있겠소?”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 남편에게 물었다.

“그대는 살면서 좋은 일을 한 적이 있습니까?”
“물론이지요. 아주 많은 집을 지었습니다.”
“그건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대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지어서 팔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다시 묻겠습니다. 그대는 가난한 사람을 도와 준 일이 있나요?”
“물론이지요. 항상 마음속으로 염불을 합니다. 모든 중생들을 위해 기도하고 두루두루 제도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상사님, 내세에 나는 당신의 제자가 될 겁니다. 그때 우리 함께 중생을 제도합시다.”
“그래요? 좋습니다. 만약 그대가 내세에 나의 제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바로 보시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세상에 불쌍한 아이들과 가난한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대는 그대의 재산 가운데 일부를 내어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보시할 수 있습니까?”

나의 질문에 남편은 갑자기 긴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상사님, 저는 운명이라는 것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저마다 마땅히 받아야할 죄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닙니까?”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그들의 죄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데, 내가 갑자기 끼어들어 그들의 운명을 바꾼다면 나 역시 죄인이 되는 게 아닙니까?”

나는 그의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더 이상 그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군요. 그대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그대는 이미 도를 얻었고, 도를 깨달았군요.”

나의 말에 남편은 다시 말했다.

“상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더 이상 그대와 할 말이 없소.”

나는 그와 쓸데없는 말로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에게 시계를 보라는 뜻으로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가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상사님, 저 좀 도와주십시오. 실은 제가 위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그의 말을 듣고 내가 말했다.

“방금 전에 그대는 운명은 고칠 수 없는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신에게 닥친 고통은 모두 자신의 업보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또한 살면서 누구든지 병에 걸리고 죽는 건 당연지사. 그대가 말한 것처럼 만약 내가 그대의 운명을 바꾼다면 그것 역시 옥황상제의 일에 끼어드는게 아니겠습니까?”

무엇을 가난이라고 말하는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가장 가난한 사람이다.

나는 나의 할아버지를 최고의 대부호라고 생각한다. 그의 재산이 어느 정도 길래 내가 이렇게 자신 있게 애기한다고 생각하는가? 나의 할아버지가 평생을 살던 집은 방이 세 칸인 허름한 흙집이었다. 그나마 방 두 칸은 낡아서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샐 정도였다. 그런 집에서 평생을 사신 할아버지를 왜 대부호라고 말하는지 잠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할아버지는 항상 형편이 어려워 먹을 것을 구하러 오는 이를 위해 대문을 활짝 열고 그들에게 밥을 지어 먹였다. 그리고 힘을 내서 살아가도록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또한 그들과 진심으로 어울리며 친구가 되기도 했다. 비록 할아버지는 겉보기에는 가난했으나 마음만은 대단한 부자였던 것이다. 이렇듯 가난과 부자는 완전히 자신의 마음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해서 고생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가난한 것을 불우하다고 허풍떨라는 말은 아니다.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나는 부자다. 비록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양식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수 있지 않은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겨우 떡 한 조각뿐이지만 반씩 나눠 먹으면 되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로써 마음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다.

비록 현실은 아주 빈곤했지만 할아버지는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보시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어 향유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고 누구든지 도와달라고 하면 항상 반드시 그들을 도와주었다. 비록 할아버지는 가난함속에서 일생을 보냈지만 마음속에는 이렇게 넉넉한 인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절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았고, 누가 뭐라고 하든지 전혀 개의치 않았으니, 이것이 바로 진정 부유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라 말하겠는가. 만약에 누군가가 수만 개의 금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몹시 인색하다면 아주 가난한 사람인 것이다.

우리는 눈앞에 이익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한발 물러나 양보할 줄 알아야하며,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사람과 나누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조금이라도 서로 나누어야 하며, 가능한 한 최대로 나누어 향유한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아름답고 좋은 마음과 아름답고 좋은 이치, 아름답고 좋은 공덕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어 향유하면 할수록 돌아오는 보답은 더욱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그대는 자연적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부호가 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은 영적인 품성을 지닌 동물이어서 어느 날 우리의 심경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면 운명도 이에 따라서 달라진다. 바로 내가 가장 좋은 예이다. 나는 어렸을 적에 허약한 몸으로 항상 주위로부터 무시와 멸시를 받았다. 이로 인해 자라면서는 보복심이 아주 강하고 원수를 죽이려는 마음도 아주 무겁게 가진 소년으로 변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를 무시했던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에 나의 운명이 이렇게 뒤틀리고 심성도 어그러지게 되었던 이유는 바로 내가 어리석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고, 나 자신의 고통은 모두 다른 사람의 탓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조상이 많은 덕을 쌓아서 나는 훌륭한 스승을 모시고 기예를 배울 수 있었고, 고수들의 교화를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보복하거나 살인하는 것은 하늘과 땅도 받아들이지 않을 옳지 않은 일이며, 자비롭게 구원하여 제도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다. 이런 기회와 인연으로 나는 해탈의 도를 깨달았고 마음속 변화가 일어났으며 운명은 이에 따라서 고쳐졌다.

그대가 진정으로 마음을 열어 자비롭게 수행하고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한다면, 그대의 행동과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술이나 능력은 모두 고쳐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록 아무런 재주도 재물도 없더라도 절이나 법당에 와서 청소를 하는 것으로도 도울 수 있다. 이것은 최소한 내가 노력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을 보잘것없는 값싼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또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이 관심 없어 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도둑맞을 염려가 없는 일이니,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이렇듯 빈부귀천은 나의 마음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사실 법당에 나가서 청소하는 공덕은 아주 큰 것이다. 또 부처님 일에 마음과 힘을 보탤 수 있는 복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푸티상사 저서 “깨달은 눈으로 본인생’중에서 (번역:권중달)
보리선수 약사선원 T.1661-0803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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