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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래, 설법에 달렸다

설법은 불교의 시작과 끝
불교수준 높이는 핵심사항
스님들 설법 노력 기울여야

“자, 비구들이여. 길을 떠나라. 사람과 하늘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하여 떠나라.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조리와 표현을 갖춘 법을 설하라. 사람들 중에는 마음에 때가 덜 묻은 사람도 있으나, 법을 듣지 못한다면 그들도 악에 떨어지고 말리라. 들으면 그들도 법을 깨달을 것 아닌가. 비구들이여, 나 또한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벨라로 가리라.”(전법륜경)

부처님께서 5비구 등을 교화한 후 제자들을 향해 이제 바른 진리를 가르치러 떠나라며 강조한 것으로 유명한 전도선언이다. 여기서 명확히 드러나듯 법을 설하는 것은 사람과 세상을 안락하게 하는 행위인 동시에 불교가 존재할 수 있는 근간이다. 또 숱한 경전에서 강조하고 있듯 무량한 공덕을 짓는 최상의 법보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불교계는 ‘설법’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별다른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하는가 하면, 기존 법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을 반복하는 일도 적지 않다. 여기에 청중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은 채 고원하고 난해한 얘기들로 일관하는 설법을 비롯해 수행의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하기보다 깨달은 이후의 현란함만을 강조하기도 한다. 게다가 언어도단 불립문자의 세계를 얘기하며 감흥 없는 설법을 스스로 정당화 하는 사례까지 각양각색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준비 없는 설법이 법회 침체로 이어지고 결국 지식인의 불교 외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법문이 귀에 들어오지 않다보니(聞), 깊은 생각으로 이어질 수 없고(思), 결국 제대로 된 수행(修)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반면 설교를 성직자의 으뜸가는 의무라고 보는 기독교의 경우는 불교계 실정과는 현격히 다르다. 설교 관련 책자만 수천 권이 훌쩍 넘고, 설교 주제·준비방법·말투·표정 등 그들의 교리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설교학’이 이미 독립된 연구분야로 정착된 지 오래다. 심지어 설교 비평가로 활동하는 이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21세기 정보화 전문화 시대에 지적수준이 높은 일반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설교에 시대성, 문화성, 역사성, 시사성을 비롯해 설교자 자신의 삶의 철학까지 담아내야 하고, 그것이 곧 치열한 도심지 교회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 스님)이 6월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하는 학술연찬회는 주목할 만하다. ‘감동적 법회를 위한 설법의 구성과 내용’이라는 주제로,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10여명의 학자들이 발표 및 토론을 할 예정이다.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서 설법에 대해 학술적 접근을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닐 듯싶다.

▲ 이재형 국장
불법은 언설을 넘어서 있다. 그럼에도 언설은 불법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설법은 무명의 중생계에 빛을 밝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대중 앞에서 법을 설하는 스님들과 포교사들은 스스로의 설법능력을 높이려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설법이 없이 불교가 설 자리는 없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345호 / 2016년 6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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