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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거친 말

기자명 일창 스님

혀라는 도끼로 자신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

거친(pharusa) 말(vācā)이 거친 말(pharusavācā)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욕 하고픈 사람 향해 성 내는 마음으로 욕을 하면 욕설업의 세가지의 구성요소’

사람 향해 성 내는 마음으로
욕을 하면 욕설업 구성요소
미움 당하고 음성이 나쁘며
벙어리로 태어나는 과보도

구체적인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하나의 요소이다. 예를 들어 혼자 화가 나서 구체적인 대상을 향하지 않고 거친 말을 하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에 강한 성냄이라는 불선법이 생겨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두 번째 요소인 ‘성을 내는 마음으로’와 관련해서 ①말은 거칠지만 의도는 거칠지 않는 경우, ②의도는 거칠지만 말은 거칠지 않는 경우, ③의도도 거칠고 말도 거친 경우, ④둘 다 거칠지 않는 경우의 네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먼저 말은 거칠지만 의도는 거칠지 않는 경우다. 예를 들어 위험한 숲에 가지 말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말을 듣지 않는 자식에게 “가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어라”라고 저주하듯이 거친 말을 해도 실제로는 자식이 위험할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에 의도는 거칠지 않다. 이렇게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서 거칠게 말하는 경우는 거친 말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으로 진짜 화가 났다면 ‘성을 내는 마음으로’라는 요소가 구족되기 때문에 허물이 크지는 않더라고 업 궤도에 이를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첫 번째 경우와 관련된 일화를 하나 소개해 보겠다. 한 아이가 어머니의 말을 안 듣고 자꾸 숲에 들어가려고 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그 어머니는 “숲에 들어가다 멧돼지에게 받혀 죽어라”라고 거칠게 말을 했다. 그 말에 상관하지 않고 아이는 숲에 들어갔고, 어머니의 말대로 진짜 멧돼지가 쫓아왔다. 아이는 달아나면서 “나의 어머니가 말한 대로 되지 말고 어머니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대로 되기를”이라고 서원을 세웠다. 그러자 멧돼지는 그대로 멈추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의도는 거칠지만 말은 거칠지 않는 경우다. 예를 들어 왕이 판결을 내릴 때 미소를 지으며 “편하게 잠재우시오”라고 부드럽게 명령하는 말의 경우, 그 명령에는 죽이게 하는 거친 의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말이라도 거친 말에 해당된다.

세 번째 요소인 ‘욕’에는 태생, 이름, 가문, 행위, 기술, 병, 신체부분, 번뇌, 범계, 비방과 관련한 욕설 열 가지, 혹은 ‘도둑, 바보, 멍청이, 낙타, 황소, 얼간이, 지옥에 떨어질 놈, 짐승 같은 놈, 선처에 태어나지 못할 놈, 악처에 태어날 놈’이라는 표현 열 가지가 여러 문헌에 소개되어 있다.

욕설을 하면 지옥 등의 사악처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사람들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많이 듣는다. 또한 미움을 당하고 비난을 받고 음성이 나쁘다. 항상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로 지낸다. 벙어리로 태어나는 과보도 받게 된다.

‘거친 말해 미움 당해 비난 받고 음성나빠 듣기 싫은 소리 듣고 피곤하게 지내야 해 벙어리되 삼간다면 반대 결과 갖게되네’

과거 깟사빠 부처님 당시, 한 스님이 몸의 행위만 잘 단속하고 말의 행위는 잘 단속하지 않고서 함께 지내는 비구들에게 비난하고 거친 말을 자주 하였다. 그 비구는 죽은 뒤 지옥에 태어나 고통을 받다가 고따마 부처님 당시에는 아귀로 태어났다. 그 아귀의 몸은 이전 비구였을 때 몸의 행위를 잘 단속했기 때문에 몸은 황금처럼 번쩍거리며 매우 보기에 좋았지만 거친 말의 과보가 아직 남아 얼굴이 돼지 모양으로 매우 추했으며 배고픔과 목마름에 고통을 받으며 지냈다고 한다.

특히 “한사람이 태어날 때 입에 도끼 함께나니 바보들은 나쁜 말로 자기 자신 찍는다네”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다른 이에게 거친 말을 하는 것은 혀라는 도끼로 남을 찍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을 찍는 것과도 마찬가지여서 여러 가지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특히 삼가야 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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