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바이오디젤과 내소사
7. 바이오디젤과 내소사
  • 최원형
  • 승인 2016.06.0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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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역행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조화

지난주, 한 사찰에 소속되어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정읍에 있는 바이오디젤 공장과 부안 내소사를 둘러보는 에코투어를 다녀왔다. 최근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가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사회분위기 속에 불교계에도 이러한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고 불교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마련된 투어였다.

새로운 친환경 연료 바이오디젤
폐식용유 사용해 에너지원 창출
내소사 생태건축과 다르지 않아


이름도 생소한 ‘바이오디젤’은 식물성유지와 동물성유지를 메탄올과 반응시켜 생산한 친환경 연료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세계적으로 바이오디젤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여러 복잡한 입장들이 있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기 위해 옥수수, 유채, 야자, 콩 등을 심는 과정에서 멀쩡한 숲을 없애다 보니 벌목으로 인한 탄소배출이 일반 경유보다 야자의 경우는 3배까지 높다는 보고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에서는 바이오디젤을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에 포함시킬지 말지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또 옥수수의 경우 남미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주식인데 인간이 먹기에도 부족한 곡물들을 자동차가 먹어치우게 되니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많은 인구가 더욱 기아에 허덕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인간과 자동차가 먹을 것을 놓고 경쟁하는 형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점을 들어 바이오디젤을 윤리적이지 못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번에 다녀온 바이오디젤 공장은 폐기물이 된 폐식용유를 친환경연료로 만든다. 시커먼 폐식용유나 기타 동물성 폐유가 그대로 버려졌을 경우 하천오염뿐 아니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큰 골칫덩어리가 되지만, 바이오디젤로 탈바꿈하면서 다양한 에너지가 되었다. 주로 치킨가게나 고깃집에서 많이 나오는 폐유지를 1차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들은 고열량이어서 불이 잘 붙는 연료(바이오매스)가 된다. 한 번 걸러진 유지를 메탄올과 반응하게 되면 75대 25로 바이오디젤과 글리세린이 생긴다. 이 모두는 다 자원이다. 이 공정을 보고 들으며 회원들은 놀라워했다. 그뿐 아니라 바이오디젤은 최근 들어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석탄화력발전소와 함께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주목된 곳은 경유를 쓰는 건설기계장비들이다. 주로 대형트럭 등 건설에 필요한 장비들은 출력이 좋아야하기에 경유를 쓸 수밖에 없다 하는데 이 경유에 현재 2.5%의 바이오디젤이 포함되어 있다.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더 많이 섞어 쓸수록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는 줄어든다. 현재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혼합하는 비율이 독일, 프랑스는 7%, 인도네시아 10%, 미국 5% 등이다. 우리에게 탄소배출이나 미세먼지를 저감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함께 갔던 이들은 폐식용유 모으는 일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했다.

다음 일정인 내소사엘 갔다. 산사에 갈 적마다 사찰 전각보다 먼저 만나게 되는 숲은 마음을 한 차례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내소사 일주문을 지나자 역시 숲길이 나왔다. 그런데 대체로 서늘한 고지대에 사는 나무인 전나무가 남쪽 변산반도의 평지인 그곳에 살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점점 더워지는 기후에 이 전나무 숲이 잘 견뎌낼지 염려스럽기도 했다. 웅장하지 않고 편안한 절, 내소사의 백미는 설선당과 요사였다.

뒤로 펼쳐진 높다란 봉우리에 어울리는 높은 지붕의 설선당과 공양간을 사이에 두고 있는 요사는 뒤로 나직한 봉우리에 걸맞게 이층 건물인데도 자그마했다. 능가산의 봉우리와 전각을 조화롭게 건축했을 손길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도시에서 스카이라인을 무시한 채 마구 솟구치는 건물들과는 참으로 대조가 되는 풍경이었다. 온고지신이라고 이러한 우리 선조들이 자연을 대하던 자세를 배워야하지 않을까?

많은 전통사찰들이 그러하듯 내소사의 주춧돌 하나하나 역시 모두 자연석이었다. 반듯하게 깍지 않고 제멋대로 생긴 돌에 그랭이 기법으로 기둥을 세운 것 역시 자연을 인간의 잣대로 무시하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비탈진 지형을 밀어서 평평하게 만들지 않고 돌 하나하나를 쌓은 축대 위에 앉혀진 전각들 역시 자연에 맞추려는 겸손함이 느껴졌다. 자연의 멋을 그대로 건축에 녹여낸 이것이야 말로 곧 생태건축이 아닐까 싶다.

바이오디젤과 내소사, 어찌 보면 전혀 엉뚱한 것 같지만 들여다볼수록 공통점이 있다. 자연 숲을 뭉개면서 만든 바이오디젤은 환영받지 못하지만 버려져 자연을 오염시킬 수 있는 폐기물을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바이오디젤은 자연을 역행하지 않는 것이다. 자연의 품안에서 자연에 최대한 부담을 덜 주며 자리한 내소사의 건축 역시 역행이 아닌 조화로움을 선택했기에 아름다움이 깃들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최원형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장 eaglet777@naver.com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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