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 아픔 어루만진 스님들 ‘힐링 열풍’ 출판 혹한기 녹인다

  • 불서
  • 입력 2016.06.08 10:14
  • 수정 2016.06.08 11:14
  • 댓글 0

2016년 불교출판 상반기 결산

▲ 예스24 판매율 집계에서 올 상반기 베스트 1위로 선정된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의 저자 혜민 스님이 주관한 마음치유콘서트.

스님들이 전면에 나섰다. 세상살이에 지쳐 움츠린 어깨를 펴지 못한 채 속으로 아픈 마음을 삭이는 대중들의 손을 잡았다.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처럼, 혹은 품 넓은 형님처럼 토닥이며 안아주는 그 품에 아픈 청춘들이 몰려들었다. 뿐만 아니다. 나이 지긋한 장년층과 노년층까지 자꾸만 좁아지는 어깨를 내어 맡기고 있다.

혜민 스님 4년 만에 펴낸 신작
‘완벽하지…’ 상반기 판매 1위
법륜 스님 ‘행복’도 10위권 안

불교출판도 외형적 성장 지속
올해 5월까지 불서 212종 출간
법어·에세이 종류가 가장 많아

불황 속 어린이·학술서 늘어
매출은 여전히 부진 못 면해
서점가 훈풍에 불교계도 기대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또다시 서점가에 힐링 열풍이 불고 있다. 덕분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 암울해하던 출판계도 훈풍을 타고 조금씩 혹한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이다. 2016년 상반기 서점가는 그렇게 이 시대 힐링의 대명사 혜민·법륜 스님이 내민 따뜻한 손을 맞잡은 독자들이 늘어나면서 찡그렸던 얼굴이 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작가 한강씨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과 시 등 문학 분야에까지 봄바람이 불어 모처럼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고 있다.


 
 
 
 
 

 

 

 

 

 

▲ 서점가는 지금 스님시대
혜민 스님이 전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이어 4년 만에 펴낸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수오서재)’은 올 상반기 가장 많은 독자들이 찾은 도서다. 지난 2월 출간과 동시에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시작으로 총 14주간 예스24 판매율 집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혜민 스님에 이어 국민 멘토로 널리 알려진 법륜 스님의 신작 ‘법륜 스님의 행복(나무의 마음)’도 예스24 판매율 집계에서 올 상반기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사회 정치·경제 등 그 무엇도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사람들은 늘 아프고 아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세상에 손을 내밀어 다독이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심어준 이들이 바로 스님들인 셈이다.

그러나 힐링 열풍으로 서점가에 훈풍이 분다고 해서 출판계 전체가 해빙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몇몇 베스트셀러 덕분에 서점가에 훈풍이 부는 것과는 달리, 출판시장 전반에까지 훈풍이 불고 있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정가제의 정착으로 소형출판사들의 매출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면서 신간서적이 끊임없이 태어나 독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등 혹한기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불교 출판계 역시 마찬가지다.

▲ 문서포교는 멈춤 없이 진행
불교출판계는 시장이 불안정함에도 최근 몇 년 동안 외형적 성장을 지속해왔다. 2014년 대비 2015년 신간 발행종수가 25% 증가할 정도로 전문출판사들이 역량을 발휘해왔다. 출판시장이 좀처럼 훈풍을 타지 못하고 있는 올 상반기에도 신간은 꾸준하게 발행되고 있다. 불서총판 운주사 집계에 따르면 5월말 현재 212종이 새롭게 선을 보였다. 오랜 세월 불서출판에 매진해온 전문출판사들의 문서포교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간행된 212종 중 가장 많은 신간을 선보인 분야는 역시 법어와 에세이를 포함한 불교문학이다. 전체 47종으로 신간 중 22%를 넘어섰다. 이어 경전류가 38종으로 18%에 달하고, 수행·명상류도 37종으로 경전류와 비슷한 규모의 신간을 선보였다. 또 독자들이 직접 실행하면서 저자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독경·사경·사불 등의 서적류도 상반기 18종이 출간됐다. 불서출판에서 이같은 종류별 신간 발행 경향은 전문출판사들이 불교 고유의 출판영역을 지키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어린이·학술서의 선전
올 상반기 불교출판계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불서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13종이 출간됐던 어린이불서는 현재까지 11종이 출간돼 연말까지 지난해 출간 종수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특히 어린이도서 108종 출간의 서원을 세웠던 불교시대사가 7종을 동시에 출간하는 등 매출 불모지로 낙인찍힌 어린이도서 발행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찬주 작가가 딸이 그린 그림과 함께 펴낸 ‘마음을 담는 그릇’, 불광출판사에서 선보인 ‘밀리의 판타스틱 모자’ 등도 어린이 도서 시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함께 매출에 한계를 보이는 학술서가 11종, 예술분야 불서도 10종이나 선보이는 등 분야별 불서 출판은 지난해의 신장세를 잇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학술, 예술분야 불서들이 매출에서도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불서총판 운주사에서 집계한 올 상반기 베스트 20에 어린이불서나 신간 학술서는 단 한 권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 대중 손에 들려지는 불서

▲ 혜민 스님
운주사 총판 집계 결과 일반 서점가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역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혜민 스님 저작은 신간의 영향으로 4년 전 출간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함께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리고 법륜 스님의 책들도 어김없이 불서 베스트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

▲ 법륜 스님
법륜 스님 저작은 신작 ‘법륜 스님의 행복’을 비롯해 ‘야단법석’ ‘기도’ ‘지금여기 깨어 있기’ 등 무려 4권이 베스트 20에 자리하고 있다. 또 법정 스님과 성철 스님의 문답형식으로 구성된 ‘설전’이 올 신작 중 상위권에 올랐다. 그리고 기존 출간 도서 중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운주사)’ ‘가슴을 적시는 부처님말씀 300가지(민족사)’ ‘가피-부처님이 전하는 안부(모과나무)’ ‘부처님 말씀 그대로 행하니(불광출판사)’ 등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물론 불교출판시장이 확실하게 해빙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판 관계자들은 혜민·법륜 스님의 신작과 더불어 다시 불기 시작한 힐링 열풍 및 문학계에 부는 봄바람이 일반 서점가에서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듯, 참신한 기획과 저자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신간을 내놓고 있는 불교출판계의 시장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46호 / 2016년 6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