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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손병숙씨-하

기자명 법보신문

▲ 묘견지·62
부산 대광명사 목종 스님 말씀은 참선반 수행을 함께 하면서 한결 쉽게 와 닿았다. 참선반을 이끄는 진희 보살님의 당부도 늘 귀감이 됐다. 특히 “부처님의 진리는 경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로 일상 전체에 녹아 있다”라는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겼다.

경전에만 있는 게 아닌
일상에 녹아 있는 진리
말씀 가슴에 새겨 수행

매사 감사하며 긍정 찾아
나 바뀌니 남편도 따라와

매사에 감사하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면서 웃을 일이 많아졌다. 가족을 대할 때 화를 불쑥 내기보다 화가 나려는 상태를 지켜보는 연습을 반복했다. 몸의 고통은 마음에서 비롯됨을 절감하면서 건강도 차츰 회복됐다. 가장 먼저 남편이 나의 변화를 알아봤다. 어느새 서로 다투는 일보다 대화가 더 늘어났다.

참선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을 때는 남편도 달라졌다. 함께 절에 다니는 도반이 됐다. 부부가 어떻게 노년을 함께 보내느냐는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함께 마음공부로 가꾸어 가는 것만큼 행복한 삶이 또 있을까. 언제나 발원하던 최고의 삶이 어느덧 바로 내 모습이 되어 있었다.

달라지는 삶은 참선 수행에서도 진일보의 기회를 가져왔다. 삶과 참선이 서로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수행을 시작한 지 5년 쯤 되었을 때였다. 평소에는 매일 아침 50분 정도 수행을 했다. 그런데 하루 4시간 가행정진을 하게 됐다. 앉는 시간 이외에도 행주좌와 수행의 끈을 놓지 않았다.

모난 성격의 부스러기들이 그 시기에 비로소 툭툭 떨어진 것 같다. 이후 모났던 생각들이 한 층 더 둥그러졌고 참을성도 훨씬 깊어진 자신을 발견하며 미소를 짓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내가 어떻게 부처님의 이 좋은 법을 알게 됐을까?’하면서 참으로 행복한 순간임을 느끼게 된다.

가행정진을 마친 뒤에는 삶이 곧 수행이라는 말에 다가가고자 애쓴다. 그 말을 100% 실현시켜 삶을 곧 수행으로 만들고 싶다. 재가안거 동안에도 늘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게 노력하며 일상을 수행으로 삼을 것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마음자리. 늘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놓치기도 하고 또 알아차리고 놓는다. 언젠가는 모든 것을 버리고 훌쩍 떠나는 그날까지 정진 또 정진할 것이다. 덧붙여 옆에 있는 도반들이 큰 선지식임에 더욱 더 귀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오직 부처님만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다짐하면서….

끝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꼭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인생의 노후대책은 마음 닦는 수행이 으뜸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족 포교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하고 싶다. 가족이 도반이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바뀌어야 한다. 내가 바뀌지 않고는 결코 가족이 바뀌지 않는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삶의 법과 진리를 가르쳐 주셨다. 하지만 결코 부처님이 우리의 삶을 손수 바꿔 주시진 않는다. 그 방법을 삶에 적용하고 일상생활에 받아들이는 것은 온전히 자기 자신의 몫이다. 수박의 맛을 어떻게 표현한단 말인가. 직접 잘라서 씹어 먹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다.

지난 세월 잘못된 나로 살아왔던 관념들을 버리고 받아들이고 거듭거듭 노력하면서 가슴깊이 새긴다. “감각으로 느끼고 새기며 공부하라”는 스님의 법문에 ‘알겠습니다’라고 소리 없이 허공에 공명해본다. 그리고 내일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잠에서 깨어 자리에 앉을 것이다.

‘주인공, 일상이 다 당신의 나툼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나무지장보살마하살!’

[1348호 / 2016년 6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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