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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찰예절 익히기

정체성·신심키워 불자답게 사는 첫 걸음

 
불자되는 첫 걸음은 단연 삼귀의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승가인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것이다. 삼보에 귀의했다면 그 마음가짐이 겉으로 표현되는 가장 첫 번째 형태는 바로 사찰예절이다. 부처님이 계신 법당에서의 예절,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한 각종 의식과 법회 예절, 그리고 스님들을 대하는 예절 등을 통해 불자의 정체성과 신심은 비로소 표현될 수 있다.

적절한 사찰예절 실천은
삼보 향한 존중·경애 표현
예절 속 담긴 의미 통해
가르침·삶의 자세도 배워

예절이란 ‘예의(禮儀)’와 ‘범절(凡節)’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예의는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경애하는 정신을 말과 행동으로 나타내는 공동체의 규정이나 관계, 즉 말투나 몸가짐 또는 행동 따위’를 이른다. 범절은 ‘일상생활의 모든 일의 순서나 절차’를 뜻한다. 따라서 사찰예절은 불자로서 불보살과 스님을 대하는 말투나 몸가짐, 그리고 법회와 각종 의식뿐 아니라 사찰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의 순서나 절차 등을 알고 따르는 것이다. 뒤집어 본다면 적절한 사찰예절을 갖추지 못하고서는 불보살과 스님에 대한 존중과 경애의 정신을 표현할 수 없음이다. 또 사찰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순서나 절차 또한 따르기 힘들게 된다. 불자답게 살기 위해 사찰예절을 익혀야 하는 이유다.

대다수의 불교입문 서적에서 가장 먼저 다루고 있는 분야 또한 ‘사찰예절’이다. 사찰 안에서의 독특한 예절을 몰라 난처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스님을 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법회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등 사소한 사찰예절조차 초보불자에게는 버거운 경우가 적지 않은 까닭이다.

이처럼 많은 불자들이 사찰예절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현대사회에서 하나둘 잊혀져가거나 조금씩 변형되고 있는 전통의 생활방식이 사찰에서는 비교적 잘 보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사찰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독특한 건축 형태, 여기에 종교가 갖는 특유의 상징성까지 더해져 처음 사찰을 찾는 이들은 어디에 발걸음 두어야 할지 두리번거리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사찰에서는 ‘들어가지 마시오’ ‘걸터앉지 마시오’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경고문을 붙여 참배객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곳곳에서 눈에 띄는 문구들이 또 다시 압박이 되어 행동이 더욱 움츠러드는 악순환을 불러오는 일도 적지 않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불자 한창숙(58)씨는 결혼 후 시어머니를 따라 처음 사찰에 갔을 때의 실수를 떠올리면 지금도 얼굴이 달아오른다. “시어머니가 스님에게 절을 하라기에 손을 들어 이마에 포개 대고는 큰절을 올렸다”는 한씨는 “드라마 등을 통해 법당에서 절하는 모습을 본 적은 있지만 스님에게는 어떻게 절을 해야 하는지 몰랐었다”며 “이후 절에 다니며 알음알이로 사찰예절을 익혔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고 실수담을 털어놓았다.

이같은 실수는 그저 에피소드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불자들이 반드시 사찰예절을 익혀야하는 더 큰 이유는 소소한 예절 속에도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차혁진 봉은사 교무교육팀장은 “절에서 삼배를 하는 것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의미가 담겨있듯이 사찰예절을 배우는 과정에서 불교의 많은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며 “사찰예절만 잘 알아도 불교가 어떤 종교이며 불자의 삶은 어떠해야하는지 큰 방향을 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50호 / 2016년 7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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