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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원인은 내안에 있다

기자명 원빈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6.07.04 17:33
  • 수정 2016.07.04 17:34
  • 댓글 0

부딪치는 이에 대한 반감보단
아상 버리고 쓴 말은 약 삼아
착실히 우리의 삶 변화시켜야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 내 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안정감을 가지고 삶의 위로가 되는 것이죠. 이것은 자신과 부딪히는 의견을 말하는 사람에게 반감을 품는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친구끼리 싸울 때, “너 왜 자꾸 나를 건드리니?”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과 부딪히는 말과 행동을 한다는 것으로, 이럴 때 우리는 반감을 느낍니다. 자신을 거스르는 눈앞의 그 사람에게 짜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이것이 강렬해지거나 쌓이면 폭발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스스로 분노, 짜증, 반감을 일으키는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원인은 스스로 옳다고 움켜지고 있는 아상(我相) 때문입니다.

26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은 인도 사회에서 다양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행위를 하셨습니다. 행불행의 원인이 바깥이 아닌 안에 있다는 말씀은 행복의 길을 탐색하는 수많은 여행자의 방향성을 급선회할 수 있는 빛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브라흐만과의 합일을 추구하거나 다양한 신들에게 복을 구하는 기존의 관념을 가진 이들에게는 부처님의 지혜로운 말씀이 자신의 아상을 건드리는 의견이었을 수도 있죠.

부처님께서 보리수하 금강보좌 위에서 범천의 권청을 받기 전 세상을 향해 사자후를 망설이신 이유도 스스로 깨달은 연기의 진리와 세상의 상식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임이 경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승은 제자에게 잘못된 점이 있을 때 그 점을 바로잡아 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스승에 대한 경외심이 있는 경우 이 노력은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제자는 스스로의 아상을 건드리는 스승에게 반감을 품게 되죠. 그래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원한으로 끝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납니다.

일반적인 스승과 제자의 관계도 그러할진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그 반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부처님의 진리는 범부의 상식과 정반대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범부로서 삶을 살아온 제자의 세계관을 뿌리째 뽑아 뒤흔드는 스승에게 반감을 품지 않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 반감을 다스리지 못하면 범부의 전도몽상에서 벗어나 이고득락 하는 길은 요원해집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스승을 적의로 대하지 않고 친근하게 대하기를 간절히 권하셨습니다. 맛지마 니까야의 마하순냐따 경에서 부처님이 아난다에게 말씀하십니다.

“훌륭한 제자들은 가르침을 귀담아듣고 이해하려고 애쓴다. 가르침에서 어긋나지 않으며 스승의 가르침에 등을 돌리지 않는다. 제자들은 스승을 적의가 아닌 친근함으로 스승을 대한다. 아난다야, 적의로 나를 대하지 말고 친근함으로 나를 대하라.”

부처님께서 아난다 존자에게조차 적의로 나를 대하지 말고 친근함으로 나를 대하라고 조언하시는 이 모습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아난존자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반감을 품었던 적이 있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일반적인 비구들의 경우에는 어떠했을까요? 세상의 모든 제자를 향한 부처님의 간절한 조언이 이어집니다.

▲ 원빈스님
행복명상 지도법사

“나는 옹기장이가 아직 굽지 않은 젖은 점토를 다루듯이 그대들을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반복해서 타이르고 또 반복해서 타이를 것이다. 반복하여 잘못을 제거하고 또 반복하여 잘못을 제거할 것이다. 착실한 사람은 이런 시련을 견디어 낼 것이다.”

스승의 쓴 말을 약으로 삼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스승에게 친근한 마음으로 대하는 착실한 제자가 되어야 하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깁시다.

자신에게 인연이 된 스승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가꾸어 나가는 법우님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1350호 / 2016년 7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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