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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견

기자명 일창 스님

인과 부정하면 우주 무너져도 무간지옥 고통 지속

마음으로 행하는 악행의 세 번째는 사견(micchādiṭṭhi)이다. 그릇되게(micchā) 보는 것, 그릇되게 견해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사견의 구성요소는 ①삿된, 즉 틀린 대상에 대해 ②그것을 옳다고 취하는 것으로 두 가지이다. ‘디가 니까야’의 ‘범망경’에는 62가지 사견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사견 세 가지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삿된 대상을 옳다고 여기면
마음으로 행하는 악행 사견
불선업 과보 없다 주장하면
업이 다할 때까지 고통당해

먼저 존재더미 사견(sakkāyadiṭṭhi, 有身見)으로 실재로 분명하게 존재하는(santo) 것은 물질과 정신이라는 무더기(kāyo)일 뿐인데, 그것에 대해 ‘나’라거나 ‘개인’ 등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견(diṭṭhi)을 말한다. 즉 물질을 ‘자아’라거나, ‘자아’가 물질을 가졌다거나, 물질 안에 ‘자아’가 있다거나, ‘자아’ 안에 물질이 있다는 등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느낌 등의 다른 정신 무더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존재더미 사견을 가진 모두가 그 생에서 죽어 사악처에 결정적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존재더미 사견이 있다고 해서 천상에 태어나지 못한다거나 깨달음 등의 출세간법을 얻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존재더미 사견이 있는 한 중생들은 언제든 악행을 범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악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존재더미 사견을 제거하지 못하는 한 ‘지옥으로의 문이 언제나 열려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위빠사나 수행을 실천하여 수다원 도의 지혜로 존재더미 사견을 완전히 제거해야만 사악처의 문을 완전히 닫을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마치 가슴에 찔린 창을 서둘러 뽑듯이, 머리 위에 붙은 불을 빨리 끄듯이 존재더미 사견을 제거하도록 수행을, 특히 위빠사나 수행을 서둘러 실천하라고 법문하셨다.

가슴속에 찔린창 빨리뽑듯이
머리위에 붙은불 빨리끄듯이
그와같이 유신견 제거하도록
새김확립 서둘러 실천해야해
(S1:21)

두 번째로는 극단사견이다. ‘세상은 영원하다, 세상은 영원하지 않다’ ‘영혼과 신체는 같다, 영혼과 신체는 다르다’라는 등으로 극단적인 견해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보통의 상견과 단견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극단사견은 도의 장애만 된다. 천상의 장애는 되지 않는다.

세 번째는 결정사견(niyatamicchādiṭṭhi)이다. 이 견해를 가진 이들은 죽은 뒤 무간지옥에 태어나는 것이 결정적이다(niyata). 여기에는 허무론, 무작용론, 무인론으로 세 가지가 있다.

먼저 허무론(natthikadiṭṭhi)은 결과를 거부하는 사견이다. 즉 보시나 헌공을 해도 좋은 과보가 없고 살생을 해도 나쁜 과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거부하면 원인도 거부하는 것에 포함된다.

무작용론(akriyadiṭṭhi)은 원인을 거부하는 사견이다. 즉 선업을 해도 선업을 한 것이 아니고 불선업을 저질러도 불선업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인을 거부하면 결과도 거부하는 것에 포함된다. 무인론(aheukadiṭṭhi)은 원인과 결과를 모두 거부하는 것이다. 선업 자체도 없고 그것의 좋은 과보도 없고, 불선업 자체도 없고 그것의 나쁜 과보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다른 일반적인 사견들과 달리 이렇게 인과를 부정하는 결정사견은 죽은 뒤 바로 다음 생에 무간지옥에 틀림없이 태어나게 한다. 더 나아가 무간지옥에 태어나게 하는 다른 업보다 더욱 그 과보가 크다. 예를 들어 어머니를 죽이거나 아버지를 죽이거나 아라한을 죽이거나 부처님 몸에 피를 나오게, 즉 맺히게 하면 죽은 뒤 무간지옥에 태어난다. 하지만 우주가 무너지기 전에 업이 다하면 다시 다른 곳에 태어날 수 있다. 승단을 분열시키면 죽은 뒤 무간지옥에 태어나고 우주가 무너져야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결정사견을 가져서 무간지옥에 태어나면 우주가 무너지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다른 우주의 무간지옥에 태어나 그 업이 다할 때까지 고통을 당해야 한다. 지금까지 오계와 10악행에 대한 설명을 마쳤고 다음호에서는 포살에 대해 살펴보겠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50호 / 2016년 7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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