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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인전막설(無智人前莫說)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다

국책연구소의 센터장이 워크숍에서 자신은 친일파라며 “천황폐하 만세” 삼창을 하더니, 이번에는 교육부 고위관료가 “민중이 개·돼지”라는 망언을 쏟아냈다. 민중은 누구를 지칭하는지 따지자 “국민의 99%”라고 밝혔다. 어떻게 현직 공무원이 “국민을 향해 개·돼지”라는 막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잇따른 공직자들의 막말에서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가 이들 뿐일까 하는 두려움이 인다.

지난 7월13일 정부는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체계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과 상의한 적도, 지역민들과의 대화도 없었다. 정부는 국회 동의도 필요 없다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정부의 말처럼 북한 도발 대비를 위해 사드배치가 필요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사드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배치장소 또한 합리적 과정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밀실에서 결정하고 말 바꾸기도 이어졌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더니, 이제 와서 수도권은 방어하지 못한다고 말을 바꿨다. 국민의 50%가 살고 있는 핵심지역을 방어하지 못하는데 사드배치가 왜 필요한지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특히 해당지역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물론 환경평가도 하지 않았다. 소음과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도 자국 땅에 배치된 사드에 대해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당과 해당 지역민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대통령은 설득 대신 “정쟁을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밝힌 뒤 외국으로 나가버렸다. 대화와 토론, 절차에 따른 합리적 결과도출은 민주주의 기본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런 요구를 살천스레 정쟁으로 몰아붙였다. 국민을 개·돼지 정도 생각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국민들에게 빨갱이, 종북 딱지를 붙이기 시작할 것이다.

‘대승찬(大乘讚)’에 “무지인전막설(無智人前莫說) 타이색신성산(打爾色身星散)”이란 구절이 있다. “지혜 없는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 그대의 몸을 때려 별처럼 흩어지게 할 것이다”라는 뜻이다. 국민들은 지금 답답해서 몸이 부서지는 심정일 것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52호 / 2016년 7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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