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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재가자의 율 ①

기자명 일창 스님

나쁜 행위 하면 이지러진 달처럼 명성 잃어

계를 완벽하게 구족하려면
행해야 하는 계까지 알아야
좋아한다고 잘못 따라가면
다음 생에 큰 고통 받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계는 삼가야 하는 것과 행해야 하는 것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 중 지금까지는 삼가야 하는 측면을 주로 설명했다. 하지만 계를 완벽하게 구족하려면 행해야 하는 계가 무엇인지 잘 알아 그것까지 갖추어야 한다. 이것에 대해서 부처님께서 ‘디가 니까야’ ‘교계싱갈라 경’에서 설해 주셨다.

먼저 배경을 조금 설명하자면, 부처님 당시 4억냥의 재산을 가진 부호가 있었다. 그 부호와 아내는 모두 수다원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삼보에 믿음이 없었다. 부모가 아무리 훈계해도 부처님이나 스님에게 절을 하면 무릎이 아프고 옷이 더럽혀진다는 핑계, 부처님이나 스님들과 가까워지면 보시해야하고 그러면 재산이 줄어든다는 핑계 등으로 삼보에 귀의하지 않았다. 결국 ‘다른 말은 몰라도 유언은 받아들인다’라고 생각하여 부모는 아들에게 ‘여섯 방향에 예경하라’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 의미에 대해 아들이 부처님께 묻게 될 것이고 그러면 부처님께서 아들을 제도할 것이라고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부처님께서 그 아들을 훈계하면서 설하신 내용이 바로 ‘재가자가 행해야 할 율(gihivinaya)’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행해야 할 계라고는 없다. 먼저 전체를 요약한 게송을 소개한다.

네번뇌업 제거하고 네동기로 악업안해
재산손실 여섯문을 의지하지 않으면서
나쁜친구 멀리하고 좋은친구 의지하라
이와같이 열네가지 사악함을 없애고서
동서남북 상하모두 여섯방향 돌보면서
두세상의 정복위해 실천하는 재가자는
이세상과 저세상의 둘모두를 얻게되니
몸무너져 죽은뒤에 선처천상 태어나네

처음에 제시된 ‘네번뇌업 제거하고’란 중생들을 오염시키고 번민하게 하는 네 가지 업을 제거하라는 뜻이다.

살생업과 도둑질과 삿된음행 거짓말의
번민하게 괴롭히는 네가지업 제거하라

네 가지란 살생과 도둑질, 삿된 음행,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설명했다.

다음으로 ‘네동기로 악업안해’란 네 가지 잘못따름(agati)에 따라 악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덕목은 특히 통치자나 한 단체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좋아함에 잘못따라 성을냄에 잘못따라
어리석음 잘못따라 두려움에 잘못따라
이와같은 네동기로 나쁜행위 하지말라

첫 번째, 자기가 좋아한다고 잘못 따라가는 것, 잘못 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사가 판결을 내릴 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그 사람의 편을 들며 잘못된 판결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사실 여부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잘못 결정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후환이 두려워서 사실과 다르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잘못따름에 따라 행동하면 이지러지는 달처럼 명성을 잃는다고 설하셨다. 과거 생에 부패한 판사가 뇌물을 받고 사실과 반대로 판결한 과보로 부처님 당시에 항아리만한 고환을 가진 아귀로 태어난 일화가 있다. 고환이 매우 커서 어깨에 걸치고 다녀야 했고 그것을 독수리나 매가 뜯어먹어 매우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또한 깟사빠 부처님께서 갓 열반하셨을 무렵, 부처님의 법과 율에 대해 해박한 두 장로는 자신들을 잘 시봉했다는 이유로 여법하지 않게 행동하는 비구의 편을 들어 주었다. 그 장로들은 지계나 많이 배움 등 자신들의 다른 공덕으로 더 높은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지만 그 잘못따름에 대한 후회 때문에 우리 고따마 부처님 당시에 사대왕천의 야차천신으로만 태어났다고 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52호 / 2016년 7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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