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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수행 진수정씨-하

기자명 법보신문

▲ 무구화·41
완전히는 아니지만 천천히 마음의 내려놓음을 알게 되었고 내려놓음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려놓음을 반복했다. 걱정을 내려놓자 그 자리에서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샘솟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같이 기도를 하는 도반들의 기운은 상승작용이 되었다. 함께 기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좋은 에너지를 공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반야심경’ 사경하면서
‘천수경’ 독송도 100일
1000일 회향 뒤 재입재
“불자로서 살아가는 힘”

처음 100일 1차 기도를 할 때는 ‘천수경’ 독송과 ‘반야심경’ 사경으로 시작했다. 무엇보다 기도를 한 뒤 매일 홍법사 자모회의 모바일 밴드에 수행 후기를 일기처럼 올리는 것이 모임의 원칙이었기 때문에 빠짐없이 기도에 임할 수 있었다. 물론 초반에는 후기를 올리지 못하고 깜박 잠이 들고는 새벽 선잠에 깨어나 올리면서 혼자만의 웃음을 지은 적도 몇 차례 있었다. 그렇게 힘들지만 정성을 다하며 1차 100일 기도가 끝났다. 회향 기념으로 성애원이라는 고아원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온 기억도 잊을 수 없다. 도반들과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선물할 때 행복감과 환희심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었다. 기도 후 선행으로 회향하면서 몇 배의 감사함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첫 100일 수행이 끝난 후 더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경숙 홍법사 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 소장님이 1000일 기도를 제안했다.

처음 1차 기도를 시작으로 10차까지 진행하자는 이야기였다. 신기하게도 우리 자모회 도반들 중 그 누구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이라는 설렘으로 들뜬 기분이었다. 지체 없이, 의심 없이 기도는 계속되었다. 2차, 3차, 4차…. 그렇게 10차까지 신묘장구대다라니 사경, 독송, ‘지장경’, 108배, 참회정진, 사불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도를 이어나갔다. 매번 나에겐 100일씩 이루어지는 과제들이 버거웠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과 소장님이 중심을 잡아주셨고 아이들도 힘이 되어 주었다. 기도를 그만둬야 하는 갈림길에 섰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기도를 이어가면서 ‘더 힘든 일도 있어. 이게 뭔가?’라고 다짐하며 다시 사경 책을 들었다.

10차 기도를 하면서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좋은 일들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어떤 가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10차 기도를 이어올 수 있는 힘은 같이 기도하면서 밴드에 댓글을 올려주고 기도 글을 나눠 준 도반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도반들은 내게 다가와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마지막 1000일 기도의 10차 기도는 소장님께서 앞으로 더 나아가라는 뜻으로 신묘장구대다라니 1만번 독송을 주문하셨다. 10차 처음에는 21독을 목표로 기도를 했는데 1만독이라니….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소장님의 말 속에서 힘이 느껴졌다. 약간의 슬럼프도 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기도정진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인연으로 이어올 수 있는 기도에 언제나 감사함을 느낀다. 이제 사경과 주력은 나에게 불자로서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의 등불이다.

기도란 그저 소원을 이루어주는 수행이 아니라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까지 챙기고 발원하여 더 큰 수행으로 이어주는 힘인 것 같다. 앞으로 나와 도반의 그리고 우리 가족의 기도는 계속 될 것이다.

[1352호 / 2016년 7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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