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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 스님 조계종 비판 적절하지 않다”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16.08.01 12:37
  • 수정 2016.08.01 18:42
  • 댓글 69

아힘 바이어 교수 본지 기고
건설적 제안 없는 점 아쉬워
한국인의 현각 스님 인상도
불교스승보다 ‘외국인’ 작용

현각 스님이 한국불교를 강하게 비판한 가운데 일본 세이료대학의 아힘 바이어 교수가 7월30일 오후 현각 스님의 입장을 반박하는 글을 법보신문에 보내왔다. 아힘 바이어 교수는 기고문에서 “외국인들이 조계전통에서 잘 대접받지 못한다는 현각 스님의 의견은 제가 일상생활에서 보고 들었던 것과 맞지 않는다”며 “사실, 외국인들은 많은 측면에서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저는 현각 스님의 책을 보고 감명을 받은 많은 한국불자들을 만났다”며 “이것은 사람들이 그를 불교스승으로 받아들여서만이 아니라 그가 외국인이라는 점이 그의 명성에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건설적인 제안 없이 현각 스님이 조계전통을 떠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며 그의 이러한 행동은 근본적으로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힘 바이어 교수는 독일인으로 함부르크대학에서 유식학을 전공했다. 특히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동국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금은 일본 카나자와 세이료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

■아힘 바이어 교수 기고 전문

조계종이 외국인을 편향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현각 스님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 아킴 바이어 일본 세이료대학 교수
최근 유명한 현각 스님이 한국불교 조계종 내의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비난하는 공개적 발언을 했습니다. 20여년 전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현각 스님은 조계전통의 중요한 사찰에서 지도자가 됐습니다. 그런 그가 한국을 떠날 것이고, 조계종과의 인연도 끊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현각 스님의 글을 봤을 때, 지금 당장 답장을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6년간 살았고, 조계종에 소속된 동국대에서 불교를 가르쳤습니다. 2010년 봄부터 2015년 말까지 지위가 높거나 낮은 많은 조계종 스님들을 만났고 거의 매일 같이 일했습니다. 동국대 교수로서 여유로운 시간에는 사찰을 찾아 종교적 생활을 했습니다. 조계종에서의 이러한 경험들은 현각 스님이 묘사한 것과는 차이가 꽤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조계전통에서 잘 대접받지 못한다는 현각 스님의 의견은 제가 일상생활에서 보고 들었던 것과 맞지 않습니다. 사실, 외국인들은 많은 측면에서 특별대우를 받습니다. 동국대에서 저의 일은 한국인 동료들의 그것보다 ‘평범’하다고는 절대 느끼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이는 제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주곤 합니다. 저에게 있어 그것은 비구와 비구니스님들이 그들의 사찰로 저를 초대한다거나, 다른 학교 교수들이 저를 연사로 초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국대에서의 행정적 일에서, 저는 제 의견이 종종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느끼는데, 이는 제가 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대학의 미래에 대한 폭넓고 중요한 질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한국불자들이 외국인 강사나 불교학자에 대해 편향된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불교나 문화에 대해서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당신이 한국에서 30년을 살더라도 어제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처럼 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전통문화적인 삶을 살든 살지 않든, 무엇을 하든, 이는 불교의 ‘이미지’ 또는 ‘동양학자’라는 변화되기 힘든 추정에 기반합니다. 그러나 이는 보통 불교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외국인 강사나 교수의 실제 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저 또는 현각 스님이 겪었던 이러한 부정적 경험들은 모든 긍정적 경험들보다 훨씬 더 큽니다. 저는 현각 스님의 책을 보고 감명을 받은 많은 한국불자들을 만났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그를 불교스승으로 받아들여서만이 아닙니다. 사실은 그가 외국인이라는 점이 그의 명성에 더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최근, 조계종에는 보시금의 오용 등을 포함한 다수의 스캔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심각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회의 전도사들이 일으켰던 재정적, 감정적 오용의 극단적 사건들에 비하면 심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조계종이 본래의 윤리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에 동의합니다. 사실, 종단의 대부분의 스님들 및 신도들도 동의할 것입니다. 보시금을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해 독립적인 윤리위원회을 세우고 광범위한 권한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건설적인 제안 없이, 현각 스님이 조계전통을 떠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며, 그의 이러한 행동은 근본적으로 부적절해 보입니다. 한국 선종의 가르침은 삶의 행복과 만족을 증장시키고 능력을 개발하도록 돕습니다. 조계종은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활동영역에서 인간의 가치를 육성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동국대에서 보낸 6년의 시간은 일본 세이료대학에서 조교수 제의를 받으면서 끝났습니다. 저는 우정과 감사함을 느끼며 동국대를 떠났고 이전 동료들, 조계종과 머지않은 미래에 계속 협력을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아힘 바이어 교수 기고 원문

Regarding recent statements by the Venerable Hyeon-gak on the biased treatment of foreigners in the Jogye Order of Korean Buddhism

▲ 아힘 바이어 교수는 834명의 불자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SNS에서도 현각 스님의 견해에 대해 비판했다.
Recently, the famous monk Hyeon-gak made a public declaration in which he denounced a bias against foreigners within the Jogye Order of Korean Buddhism. The Venerable Hyeon-gak came to Korea from the USA more than twenty years ago and became the head of an important temple of the Jogye tradition. He has now announced his departure from Korea and his break with the Jogye Order.

When I read the Venerable Hyeon-gak's statement, I felt an urge to reply right away. I have lived in Korea for six years, teaching Buddhist Studies at Dongguk, a University which belongs to the Jogye Order. From spring 2010 until the end of 2015, I met many Jogye monks of high and low rank and worked with them on a daily basis. In my free time, I went to a number of temples and took part in religious life as a well-respected assistant professor from Dongguk University. My experiences inside the Jogye Order were, nonetheless, quite different from what Ven. Hyeon-gak describes.

Most strikingly, Ven. Hyoen-gak's view that foreigners are not treated well inside the Jogye tradition does not match what I saw and heard in my everyday life. In fact, foreigners receive a preferential treatment in many ways. Surely, my work at Dongguk University never felt quite as “normal” as it probably did to my Korean colleagues. As a foreigner, life is never “normal” and one is constantly reminded that one is not Korean. However, for me this often meant that monks and nuns invited me to their temple, professors invited to speak at their university and so on. In the administrative work at Dongguk University, I felt my opinion was often valued particularly highly, exactly because I am a foreigner. This was the case even with far-reaching and important questions about the future of our university.

It is true that some Korean Buddhists have a biased attitude towards foreign teachers and scholars of Buddhism. Some certainly have the idea that someone coming from Europe or the US can never really understand Buddhism or Korean culture. It has been said that, “Even if you have lived in Korea for thirty years, some people still treat you as if you just stepped out of the airplane yesterday.” Whether one participates in traditional cultural life or not, whatever one does, it is assumedly based on an “image” of Buddhism, or on incurable “orientalist” presumptions. However, such ideas are normally held by people who do not understand Buddhism very well and who cannot judge the actual work of a foreign teacher or professor. These negative experiences which I had, and which Ven. Hyeon-gak obviously had, are by far outweighed by all the positive experiences. I met so many Korean Buddhist who were inspired by Ven. Hyeon-gak's books on Buddhism. It was more than mere acceptance of him as a Buddhist teacher: The very fact that he was a foreigner contributed much to his fame.

Recently, the Jogye Order has seen a number of scandals, including the misuse of donated money. Even though these incidents are severe, they by far not as grave as the extreme cases of financial and emotional abuse that occurred in some Evangelist churches. Still, I would agree with anyone who encourages the Jogye Order to enforce it's original ethical standards. In fact, most of the order's monks, nuns and layfollowers would agree. It it could be helpful to set up an independent ethics commission and empower it with far-reaching competences in order to assure the proper handling of donations.

Far from such constructive suggestions, Ven. Hyeon-gak’s wholesome dismissal of the Jogye tradition will do more harm than good, and his behaviour appears to me fundamentally inept. The teachings of Korean Seon Buddhism promote a life of happiness, contentment and the development of one's human capacities. The Jogye Order undoubtedly has the resources to nurture such human values in all it's activities.

My own time at Dongguk University ended after six years when I was offered the position of an associate professor at Seiryo University, Japan. I left Dongguk in a feeling of friendship and gratefulness, and I hope I will be able to continue my cooperation with my former colleagues and the Jogye Order far into the future.

[1354호 / 2016년 8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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